진로과목 맡은 재단이사장 아들… 주 10시간 수업, 학생 자습 시켜
교장에 징계권고… 실효성 의문
경북 구미시의 한 사립고 교사가 최근 3년간 수업을 하지 않으면서 연 8000여만 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이 교육청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 교사는 학교 재단 이사장의 아들이다. 사립학교 교원의 급여는 전액 세금에서 지급된다.
16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 감사실은 진로 과목 교사 A 씨(52)가 매주 10시간 수업을 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하지 않고 수업을 한 것처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에 허위 등록한 사실을 확인했다. 본보 취재팀이 접촉한 이 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학교 관계자 10여 명도 “A 씨가 수업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A 씨는 10여 년간 교장으로 재직했고, 2016년부터는 A 씨의 부인이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A 씨는 이후 평교사 신분으로 전환했지만 교사가 해야 할 업무는 하지 않고 매달 월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연봉은 8000여만 원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교육청 감사에서 “학생들이 자습을 원해 수업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교육청은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15일 A 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징계 수위는 논의 중”이라며 “사학법상 교육청은 소속 학교 교장에게 해당 교사를 징계하도록 권고만 할 수 있어 교장인 A 씨의 부인이 징계를 거부할 경우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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