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등 정책자문 美 퍼트넘 교수
“빈곤층 ‘잠재적 인재’ 무시하면 안돼… 경제 조건 따른 교육격차 해소해야”
“빈곤층 아이들의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그만큼 더 많은 돈을 지원해줘야 한다. 그 역할을 공공기관이 맡아 아이들의 무거운 신발을 벗겨줘야 한다.”
미국 정치학자인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대 교수(77·사진)는 16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만난 자리에서 빈곤층 아이들을 ‘무거운 신발’을 신고 시작하는 달리기에 비유했다. 그는 교육의 불평등이 부모의 경제력에 좌우된다며 “부유층과 빈곤층 학생의 격차는 학교 안보다 학교 밖에서 커진다”고 말했다. 부유층 자녀는 사교육, 해외여행 등 학교 밖 경험이 많지만 빈곤층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기 전부터 격차가 생기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초청으로 방한한 퍼트넘 교수는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적인 리더들의 정책 자문으로 활약한 인물이다. 퍼트넘 교수는 자신의 저서 ‘나 홀로 볼링’을 통해 경제성장 이후 나 홀로 볼링을 치는 사람이 늘었다며 물질적 복지가 근본적으로 공동체를 소생시켜주거나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또 자신의 다른 저서인 ‘우리 아이들’에서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아이들의 미래가 좌우되는 불평등한 현실을 분석했다.
퍼트넘 교수는 “부모가 얼마나 부유한지에 따라 대학 진학 비율이 다르다”며 “인재발굴 측면에서도 빈곤층에 있을 ‘잠재적 인재’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졌음에도 경제적 조건에 따라 교육적 격차가 커지게 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그는 “학교에 같은 교육비를 준다고 해서 똑같은 결과를 내는 건 아니지만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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