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은 16일 20대 남성이 동덕여대 강의실 등에서 알몸으로 사진을 찍은 뒤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른바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의 대책 마련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생 약 400명은 이날 오후 6시 동덕여대 백주년 기념관 앞에서 촛불 집회를 열었다.
행사를 주최한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가 촛불을 200개정도 준비했는데, 준비한 촛불의 수보다 훨씬 더 많이 모여 주셨다. 내일(17일)은 더 많이 준비하도록 하겠다”면서 “우리의 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일도, 그 다음날도 매일매일 촛불을 들자”고 밝혔다.
이어 “공동행동과 관련해선 매일매일 공지를 드리도록 하겠다. 학교의 상황이 매일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일(17일)은 본관 앞에서 오후 3시에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 오후 6시에 촛불집회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동덕여대 학생들이 이날 촛불을 든 건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다.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은 지난 6일 남성 A 씨(28)가 동덕여대 캠퍼스에 들어가 강의실·복도 등에서 나체 사진을 촬영한 한 뒤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A 씨가 올린 사진 속 강의실·복도 등이 교내라고 추정하고, 학교·경찰의 강력 대응을 요구했다. 경찰은 15일 오후 6시32분경 A 씨를 검거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의 요구사항은 ▲총장의 직접 사과 ▲학생 의견 반영한 외부인 출입규정 신설 ▲모든 건물에 카드 리더기 설치 ▲모든 건물에 한 명 이상의 경비 인력 상시 배치 ▲업체 선정과정 투명 공개 ▲학내 모든 책걸상 즉각 교체 등이다.
학생들의 요구에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16일 오후 2시 동덕여대 춘강홀에서 열린 ‘SNS 음란물 유포사건 경과보고 및 안전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공청회’에서 “책임자로 너무 참담하다”며 학생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학교 측은 책걸상을 교체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나체 남성이 앉았을지 모른다는 이유 등으로 모든 책걸상을 교체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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