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창호(49) 대장의 대학 시절 산악회 지도교수가 17일 분향소를 찾아 김 대장의 생전 모습을 추억했다.
이동훈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17일 오전 8시45분께 이 학교 대강당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취재진을 만나 “김 대장의 과거 행적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무역학과 88학번인 김 대장은 교내 산악부 활동을 한 것을 계기로 전문 산악인의 길로 들어섰다. 1990년에 서울시립대에 부임한 이 교수는 산악부 지도교수이기도 했다.
이 교수는 “학교 다닐 때도 성격이나 행동이 독특했다. 단 한 번을 올라서더라도 꼭 다른 방법을, 다른 길을 생각했지 통상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의 남다른 ‘탐험심’은 학생 시절부터 정평이 나 있던 것이다.
김 대장은 이번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山群) 구르자히말산 원정길에서도 새로운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12일 밤 유명을 달리 했다. 이 교수는 “이 학교 부임 후 93년도에 히말라야 서울시립대 원정대가 처음 꾸려져서 갔는데 당시 김 대장이 4학년이었다”면서 “그때 이후로 김 대장은 히말라야에 매료돼서 완전히 히말라야 사람이 됐다. 그리고 결국 히말라야에서 돌아오지 못하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김 대장은 성격이 굉장히 차분하다. 내세우질 않고, 자기 혼자만의 목표를 향해서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는 산악인”이라며 “김 대장이 조금 있으면 돌아올 거 같은 느낌이 든다. 28년 간 그를 보면서 잊지못할 기억을 많이 남겨 준, 제 인생의 잊을 수 없는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선 지도교수 입장이었지만 오히려 김 대장에게 배우는 게 더 많고, 산악인의 열정은 제가 감히 뭐라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존경스러운 제자이자 동료이자, 스승”이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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