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학교밖 청소년 200명에게 월 20만원씩 연간 240만원의 교육기본수당을 지급한다.
사업경과에 따라 대상 규모와 범위를 확대해 5000명까지 지원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학교밖 청소년들이 학업을 이어가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영수증 첨부 등 사용 용처 검증을 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학교밖 청소년 교육지원 정책 방안을 발표했다.
2019년 시범사업으로 운영되는 학교밖 청소년 교육기본수당은 서울시교육청 청소년도움센터인 친구랑센터에 등록한 학교밖 청소년 중 200명을 선정해 매월 20만원씩, 연 240만원을 지원받는다.
지원범위는 ▲교재 및 도서구입비 3만원 ▲온라인학습비 및 학원수강료 5만원 ▲진로계발을 위한 문화체험비 3만원 ▲중식비 8만4000원 ▲교통비 2만4000원 등이다.
단 각 항목은 비용추계를 위해 구성됐을 뿐 각 항목별로 금액이 한정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중식비에 20만원을 써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정된 청소년들은 개인통장으로 월 20만원씩 지급받는다. 수당지급 요건은 추후 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국가 복지수당에 학교밖 청소년들이 제외됐기 때문에 교육기본수당을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공교육비로 초등학생 약 840만원, 중학생 약 778만원, 고등학생 약 1011만원을 지원받았지만 학교밖 청소년들은 이러한 지원을 못 받는 게 현실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영수증 첨부와 같은 사용 용도 검증은 안 한다는 방침이다. 사용 용도가 정해진 바우처 활용은 총 금액이 10억원 이상이어야 활용할 수 있는데 이번 사업은 예산이 적다. 또 그동안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내부적 신뢰를 쌓아온 친구랑센터 소속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검증 방법이 필요하다는 기자들의 질의에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사업을 확대 할 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시범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단계로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인 꿈드림센터 참여 학생으로 대상을 넓혀 지급 대상을 5000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1,2 단계 사업결과를 분석해 비인가 대안학교 재학생, 질병·부적응 등 학업중단 학생 등으로 대상을 넓혀 1만2000명까지 지원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학업중단 학생들의 학습지원 사업도 실시된다.
고등학교 단계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학교 밖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청소년이 총 164단위 이상을 이수하면 고교졸업 자격을 취득하도록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월 교육부로부터 학업중단 학생 학습지원 시범사업 교육청으로 선정된 이후 의무교육단계인 중학교까지 학습지원을 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의무단계를 넘어 고등학교까지 사업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기자간담회장에서는 교육감이 학생들에게 학교 밖으로 나가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학력인준 기준에 학교 밖 학습경험을 포함하는 게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조희연 교육감은 “오히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교에 복귀하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다”며 “탈 학교를 촉진한다기 보다는 학업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사교육 유발에 대해서는 “학교밖 아이들이 학업을 이어간다는 것은 대학 진학이 목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라며 “각자 취미에 맞는 것을 공부한다는 측면으로 보면 기존 사교육과는 결이 다른 걸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우리 사회에서 학업의 중요성은 너무나 크기 때문에 학업중단은 학교밖 청소년이 비행이나 취약계층으로 전락하게 해 개인적·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치를 우려가 있다”며 “학교 밖에 있는 청소년이 책임감을 갖춘 사회 구성원으로서 진학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돌보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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