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아동학대 의심을 받고 숨진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신상 정보를 유포한 누리꾼과 맘카페에 글을 쓴 어린이집 원생의 이모를 수사한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19일 김포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A 씨의 어머니가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A 씨의 어머니는 이날 오후 변호인과 함께 참고인 신분으로 A 씨의 사망 경위 관련 조사를 받던 중 "인터넷에 딸의 신상을 공개한 누리꾼과 어린이집에서 딸에게 물을 뿌린 학대 의심 아동의 이모를 처벌해 달라"고 밝혔다.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됨에 따라 A 씨의 신상 정보를 유포한 누리꾼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또 맘카페에 글을 쓴 학대 의심 아동의 이모를 폭행 혐의로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명예훼손죄와 폭행죄는 피해자 측이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라며 "A씨는 사망했지만 유족이 대신 고소장을 접수함에 따라 수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족으로부터 신상정보 유출과 관련한 참고 자료를 받았다"며 "자료 검토 후 관련자들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 씨는 11일 인천시 서구 한 축제장에서 어린이집 원생을 학대한 의혹으로 경찰에 신고됐다. 이날 이 원생의 이모 B 씨는 김포 지역의 한 맘카페에 어린이집 실명을 공개하며 자신의 조카가 당한 일이라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B 씨는 어린이집 소풍에서 조카가 A 씨에게 안기려고 했지만 A 씨가 돗자리 흙털기에만 신경을 써서 조카를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현장 상황을 보지 못했고 10여명의 인천 서구 사람들에게 들었다고 했다. B 씨는 당시 주변 사람들이 A 씨 행동에 수군거렸고 일부는 A 씨를 나무랐다고 했다.
B 씨의 글에 분노한 일부 회원은 A 씨를 비난하고 A 씨의 신상정보를 쪽지로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 씨는 13일 오전 2시 50분쯤 김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 14층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유서가 발견된 점을 토대로,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한 A 씨의 주머니에는 '내가 짊어지고 갈 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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