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 신모 씨(20)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가 ‘범행 당시 우울증을 앓았다’고 주장해 심신미약 감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우발적 범죄로 보기 어렵고, 김성수의 범행 수법이 잔혹해 오히려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22일 YTN과 인터뷰에서 “살인은 살인이지만 같은 종류의 살인이기보다는 죄질이 더 나쁜 것으로 가중될 가능성이 크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웅혁 교수는 김성수가 흉기로 신 씨의 얼굴 부위를 집중적으로 수십 차례 찌른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앞서 신 씨를 치료한 서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남궁인 임상조교수는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성수가 흉기로 신 씨의 얼굴과 목 등을 32차례 집중 공격했다고 말했다.
남궁 씨는 신 씨의 몸에 남은 참혹한 상처에 대해 상세히 묘사하며 “얼굴과 손의 출혈만으로 젊은 사람이 죽었다. 그러려면 정말 많은, 의도적이고 악독한 자상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많은 자상을 어떻게 낸단 말인가”라고 했다.
이웅혁 교수는 “처음엔 우발적으로 시비가 붙었을 거다. 그런데 살인 행위에 있어서는 우발적인 살인으로 보기 어려운 게, 현장에 있는 흉기를 이용해서 순간적으로 그때 하고 말아야 되는 것이 우발인데 경찰이 와서 사건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나서도 300m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귀가를 해서 일정한 흉기를 갖고 와서 다시 공격을 했다”며 “마음속에 내가 어떻게 치명적으로 상처를 입히고 끔찍한 결과까지도 예상을 했기 때문에 이건 계획성이 다분하다고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얼굴이라는 특정부위만 집중적으로 공격한 점은 계획성이 더 농후한 것이 아닌가”라며 “결국은 이와 같은 요소들이 나중에 법원에서 양형을 참작할 때 오히려 가중요소로서 참작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양형기준표에 의하면 감경 요소, 가중 요소 이렇게 일정한 항목을 정하고 있는데 우발적인 것은 예를 들면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분노나 나름대로 변명할 수 있는 사유가 있을 때는 감경하는 면도 있기는 하다”며 “이와 같이 계획성은 더 비난 가능성이 높고 죄질이 나쁘다고 양형기준에 참작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같은 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남궁 씨의 글을 언급하며 “굉장히 참혹한 현장이었다는 걸 확인할 수가 있다. 범행 당시에 피의자의 정신 상태가 과연 우발적이었을까 하는 것을 의심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잔혹한 참상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며 “나중에 처벌을 할 때도 상당히 양형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과적으로 정신질환이 있다는 것과 법적으로 형사책임을 고려함에 있어서 심신이 미약하여 책임을 경감한다는 얘기는 전혀 다른 얘기다. 심지어는 조현병이 있어도 심신미약이 인정이 안 되는 경우들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울증으로 형이 경감될 충분한 사유가 된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편 김성수는 이날부터 공주의 치료감호소에서 약 한 달간 정신감정을 받는다. 이는 피의자의 정신 상태가 어떠한지 판단하기 위해 일정 기간 의사나 전문가의 감정을 받도록 하는 감정유치 제도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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