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 김성수 심신미약 감형 NO” 靑 청원, 23일 100만명 돌파할 듯

‘강서구 PC방 살인’ 피의자 김성수가 22일 오전 충남 공주 반포면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 강서구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의 심신미약을 인정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23일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23일 오전 8시 30분 현재 96만67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해당 청원은 앞서 게재 하루 만인 18일 오전 참여자 20만 명을 돌파했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할 경우 한 달 내에 관련 수석비서관이나 정부 부처가 직접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에도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이 전 국민의 집중 관심을 받으면서 해당 청원 참여자는 끊이지 않았고,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도입 이래 역대 최다 참여자 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 가장 많은 이들이 동의한 청원 글은 제주 예멘 난민과 관련해 난민들이 무분별하게 입국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 제목의 글이었다. 이 글은 6월13일부터 한 달간 71만4875명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관련 청원 참여자는 그동안의 증가 속도를 봤을 때 23일 중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해당 청원을 올린 시민은 “뉴스를 보며 어린 학생이 너무 불쌍했고, 또 심신미약 이유로 감형 되려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언제까지 우울증, 정신질환, 심신미약 이런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하는가. 나쁜 마음 먹으면 우울증 약 처방받고 함부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심신미약의 이유로 감형되거나 집행유예가 될 수 있으니까.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하면 안되는가? 세상이 무서워도 너무 무섭다”고 적었다.

이에 많은 누리꾼들이 동조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김성수가 심신미약으로 감형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법원에서 감형을 받으려면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사실뿐 아니라 이로 인해 범행 당시 사리 분별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범행 당일 피해자 신 씨와 말다툼을 한 뒤 집으로 돌아와 흉기를 준비했고, 이후 PC방 인근에서 어슬렁거리며 피해자를 지켜봤다.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동아일보에 “김 씨가 범행을 계획할 만한 상태였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다면 심신미약이라는 김 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백성문 변호사(법무법인 정향)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울증이 범행을 발현하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입증되면 모르겠지만, CCTV영상을 기초로 했을 때 이번 사건의 경우 심신미약 감형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성수의 범행이 잔혹한 만큼 오히려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22일 YTN과 인터뷰에서 “얼굴이라는 특정부위만 집중적으로 공격한 점은 계획성이 더 농후한 것이 아닌가”라며 “결국은 이와 같은 요소들이 나중에 법원에서 양형을 참작할 때 오히려 가중요소로서 참작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같은 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굉장히 참혹한 현장이었다는 걸 확인할 수가 있다”며 “나중에 처벌을 할 때도 상당히 양형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