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오름은 단순히 작은 산이 아니라 독립 화산체로 마그마 분출구인 화구가 있는 데다 용암 또는 화산쇄설물로 형성됐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봉긋하게, 아담하게, 우뚝하게, 때론 우악스럽게, 오름은 섬 곳곳에 서 있다. 밑에서 보기에는 밋밋한 포물선으로 보이지만 정상에 올라가면 그제야 오름의 진면목이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화산 폭발의 현장을 생생히 보여주는 분화구는 화성의 표면처럼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을 준다. 오름 정상에 서더라도 시야에 한계가 있다. 하늘에서 볼 때 비로소 전체 조망이 가능하다. 공중에서 바라본 오름과 분화구는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색다른 매력과 풍광을 선사한다.
분화구 형태와 외형에 따라 말굽형, 원형, 복합형, 원추형 등으로 나눈다. 368개 오름 가운데 말굽형이 174개로 가장 많다. 말굽형 오름(사진)은 용암유출 등으로 한쪽 부분이 뚫린 편자 모양을 하고 있다. 제주 동부 지역에서는 안돌·밧돌·체오름, 지미봉이 있고 서부 지역에는 노꼬메, 정물오름 등이 대표적이다. 말굽형 오름은 입구와 출구를 달리해 분화구 능선을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쪽이 터진 분화구이다 보니 출입이 쉬워 목장이나 농지로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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