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사형시켜달라’고 호소한 이른바 ‘강서구 주차장 살인 사건’ 가해자·피해자의 딸 A 씨가 "아빠는 엄마가 눈도 못뜰 정도로 폭행했지만 밖에서는 다정한 남편인 척 이미지 관리했다"고 증언했다.
A 씨의 아버지(48)는 지난 22일 새벽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이혼한 전 부인(47)을 십수차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세 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를 사형시켜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음성변조로 둘째딸 A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폐쇄회로(CC)TV 영상속 가발 쓴 범인을 보고 제일 먼저 아버지라고 지목했던 A 씨는"일단은 머릿속에 떠올랐던 사람도 아빠였다"며 "CCTV를 봤을 때 좀 머리가 수북해서 좀 의아해했었는데 설마 가발까지 준비 해서 범행을 저질렀을 줄이야. 치가 떨렸다"고 말했다.
그는 "유치원 때부터 정말 피멍 들 정도로 맞았다"며 "제일 기억나는 건 밧줄로 손을 묶고 맞았던 적도 있다. 중학교 때였던 것 같은데, 아빠가 때릴 때 제가 손으로 막고 하니까 밧줄로 손을 묶고 때렸다. '개도 맞으면 말을 듣는다. 너희는 맞아도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짐승보다 못한 XX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밥을 펐는데 밥에 콩이 좀 들어가 있다고(때리고). 정말 사소한 문제로 맞은 기억이 많다. 피멍이 들어서 한여름 더운 날에도 긴팔 긴바지를 입고 다녔다"고 떠올렸다.
어머니가 당한 폭행에 대해서는 "(한번은)아빠가 엄마를 데리고 들어오더라. 그런데 엄마가 이미 폭행을 당했던 상태였다. 눈도 못 뜰 정도로 피멍투성이었다. 얼굴뿐만이 아니고 그냥 모든 곳이, 흰 색깔 바지가 검게 물들 정도다. 정말 동물도 그렇게 안 다뤘을 거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집과 밖에서는 180도 달랐다. 밖에서는 자기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을 했다. 나는 이렇게 좋은 사람이다. 나는 이렇게 가정에 잘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밖에 아빠의 지인들을 만날 때 엄마를 꼭 데리고 다녔다. 데리고 나가서 엄마한테 음식을 먹여준다거나 남들 보는 앞에서 일부러 더 그런 모습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어머니가 왜 신고를 안했냐고 묻자 "신고하고 싶었던 마음은 굴뚝 같았을 거다. 그런데 훈방조치가 되거나 하면 보복을 하지 않을까. 또 아빠도 그런 법의 심판에 대해서 전혀 겁을 먹거나 법의 제재를 좀 두려워하지 않았다. 저희에게도 그랬고 저희 이모들한테도 그랬고 자기는 죽이고 6개월만 살다 나오면 된다라는 말을 누누이 입버릇처럼 해 왔다"고 답했다.
법원에서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린 적도 있지만 소용 없었다고 한다. A 씨는 "접근금지 명령에 대해서 아예 신경을 전혀 하나도 쓰지 않고 있었다. 그거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고 단 한 번도 신경 쓰지 않았다"며 "아버지는 정말 치밀한 사람이다, 엄마는 이혼 후 4년 동안 거처를 6군데를 옮겨다니면서 불안에 떨다가 가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아빠가 구속된 상태인데도 저는 지금 좀 많이 두렵다. 집 밖에 나갈 때 문을 열 때도 문 앞에 누가 서 있을까 봐 두렵고, 그리고 밖에 돌아다닐 때도 두렵고 지나가는 사람 얼굴을 먼저 확인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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