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2시30분께 서울 동작구 상도로11길 앞 신대방삼거리역 부근에서 교통 순찰을 돌던 동작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상황이 이상하다는 점을 감지했다.
한 70대 남성이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들에게 “딸이 사채를 많이 썼다고 지금 납치 돼 있다”며 “현금 5000만원을 주면 풀어주겠다고 했다”고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약 10m 떨어진 곳에 있는 외국인 남성을 가리키며 “저 사람에게 돈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소속 교통경찰관들이 이날 현장에서 보이스피싱 상황을 직감하고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 A(23)씨의 도주를 막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딸이 납치됐다는 연락을 받은 피해자 노모(74)씨 부부는 현금을 인출해 약속 장소를 찾아 돈을 건넸으나 딸이 없자 “딸을 내놓으면 주겠다”고 돈을 다시 빼앗고 A씨와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던 중 현장에 나타난 순찰차를 본 노씨는 경찰들에게 돈이 든 종이가방을 보여주며 “딸이 납치 됐다. (딸이)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노씨의 진술과 오른쪽 손에 쥐고 있는 돈 가방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 상황을 알아챘다”며 “A씨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전혀 피의자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전화를 하면서 현장을 지나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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