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두고 오는 27일 서울 혜화역에서 맞불집회가 열린다. 기소된 남성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사법부를 비판하는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와, 이들의 주장이 해당 여성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반박하는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이 약 200m 거리를 사이에 두고 집회를 연다.
인터넷 카페 ‘당당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혜화역 2번 출구에서 ‘1차 유죄추정 규탄시위’를 진행한다. 지난달 혜화경찰서에 신고한 집회 인원은 1만5000명 규모다. 당당위 측은 후원금과 6000명 가량의 카페 회원 수를 기준으로 집회 인원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집회는 음식점에서 여성을 강제추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실형을 선고한 사법부를 비판하는 시위다. 이들은 ‘성대결’ 프레임으로 비춰지는 걸 막기 위해 포스터에 ‘본 시위는 성별문제가 아닌, 올바르지 못한 사법부의 법 집행을 규탄하는 집회입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같은 시각 혜화역 1번 출구에서는 페미니즘 소모임 ‘남함페’가 ‘2차 가해 규탄시위’를 연다. 이들은 2000명을 집회 인원으로 신고했다.
남함페는 이번 집회를 통해 당당위의 집회가 성추행 피해 주장 여성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자유발언을 통해 남성 중심 사회 속 성차별 현실 등에 대해 비판한다. 남함페 관계자는 판결을 비판하는 당당위의 주장에 대해 “지하철 내부 같이 CCTV가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성추행 사건들은 전부 다 수사할 수 없다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면서 “이번 집회가 2차 가해가 아니라고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고 말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당위 측은 남함페의 이같은 ‘2차 가해’ 주장에 대해 모순적이라고 반박한다. 당당위 관계자는 “2차 피해라는 영어 단어를 의도적으로 오역한 건지, 사실 2차 가해라는 말은 없는 단어”라면서 “아직 가해자가 누군지 모른다는 이유 때문에도 2차 가해라는 말은 성립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남성이 여성 신체 일부를 만졌다는 혐의를 받아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 받은 사건이다. 이후 피고인의 아내가 남편의 결백을 주장하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현재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아내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제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마감일인 지난 6일까지 33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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