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모씨(49) 일당에게 댓글 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51)가 29일 법정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이날 오전 10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는 만큼, 그동안 재판에 출석하 않았던 김 지사도 이날 법정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김 지사가 법원에 출석하는 건 지난 8월17일 영장실질심사 이후 73일 만이다.
이날 공판에서 주목할 부분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서 김씨의 최측근이었던 양모씨(35·필명 솔본아르타)와 박모씨(30·필명 서유기)에 대한 증인신문이 될 전망이다.
이들은 김 지사와 김씨가 공모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핵심 증인이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해 킹크랩(댓글 순위조작 프로그램) 시연회를 보는 등 김씨 측의 댓글 조작 사실을 알면서 지시했다고 본다. 반면 김 지사 측은 이날 사무실을 방문한 건 맞지만 시연회는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양씨가 당시 방문한 김 지사에게 킹크랩 프로그램을 시연했고, 박씨도 이 자리에 있었다고 본다. 이들의 입에 따라 ‘시연회를 본 적이 없다’는 김 지사 측의 주장이 무너질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는지는 그의 다른 혐의와도 연관됐기에 그 여부가 주목된다. 김 지사가 시연회를 보지 않았다면 댓글 조작을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전제로 한 총영사직 제안도 ‘댓글 조작에 따른 대가관계가 없었다’고 볼 수 있어서다. 반면 시연회에 참석했다면 그 반대 논리가 강화된다.
증인신문에 앞서 양측은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김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드루킹’ 김씨에게 네이버 댓글을 조작해 불법적으로 여론을 조작하게 하고, 김씨의 측근을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앉히겠다고 제안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은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김씨를 만난 건 맞지만 댓글 조작 등을 공모·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총영사 추천에 대해선 대가 관계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서 김 지사 측은 이런 주장에 대한 근거와 죄가 성립하지 않는 법리적 근거 등을 밝히고, 특검팀은 이를 반박할 전망이다. 특검 측은 앞서 김씨의 공판에서 “조직의 가치를 걸고 김 지사에 청탁을 넣었다”는 김씨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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