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독립운동 기념식 정부 행사로 격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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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국가보훈처 공동주관으로 11월 3일 아시아문화전당서 개최
유네스코 등재 등 선양사업 활성화

학생독립운동 89주년을 기념하는 만세재현행사가 27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펼쳐졌다. 행사에는 고교생과 대학생, 시민 등 500여 명이 태극기를 들고 89년 전 학생들이 외쳤던 ‘조선민중이여 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 제공
학생독립운동 89주년을 기념하는 만세재현행사가 27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펼쳐졌다. 행사에는 고교생과 대학생, 시민 등 500여 명이 태극기를 들고 89년 전 학생들이 외쳤던 ‘조선민중이여 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 제공
1929년 광주에서 일어나 전국으로 확산됐던 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는 행사가 올해 처음으로 교육부와 국가보훈처 공동주관으로 열린다.

교육부와 국가보훈처는 11월 3일 오전 10시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제89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학생독립운동은 3·1운동, 6·10 만세운동과 함께 3대 항일 운동으로 꼽힌다. 전국 학교 95%에 해당하는 320여 곳, 학생 5만4000여 명이 참여한 거국적 항일운동이다.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 30일 전남 나주역에서 발생한 조선 여학생 희롱사건이 발단이 됐다. 이에 일제의 탄압과 차별교육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독립운동이 11월 3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53년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제정했으나 1973년 유신정권 때 폐지됐다. 1984년 학생의 날이 부활하면서 당시 문교부가 기념식을 주관했다. 이후 2006년에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바뀌면서 교육부가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 기념관에서 기념식을 열었고, 매년 각 시도교육청이 번갈아가면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첫 국가보훈처 업무보고에서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그 의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30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의 의미를 전국으로 알리고 항일독립운동의 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주관 부처를 기존 교육부에서 교육부·국가보훈처 공동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는 기념식이 교육부·국가보훈처 공동개최로 바뀌면서 선양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현재 학생독립운동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학생독립운동이 시작된 당시 광주역(현재 동부소방서)을 복원해 기념·체험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학생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전체 학교 320곳 가운데 북한 지역을 제외한 학교 200여 곳에 명패나 표지물을 부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앞으로 학생독립운동 참가자 가운데 서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파악해 독립유공자 서훈을 추진하기로 했다.

1996년 설립된 기념사업회는 학생독립운동기념 전국 고교생 논술대회와 광주전남 초중학생 글짓기 대회를 열고 있다. 해마다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기념곡을 만드는 등 선양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지원금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광주학생독립운동 선양사업지원조례가 제정됐는데도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안종일 백범문화재단 이사장(87)은 “세계적으로 나이 어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민족운동을 벌인 것은 극히 드문 사례”라며 “학생독립운동 선양사업을 국가보훈처에서 추진하면 전국화와 함께 보다 체계적인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학생독립운동#국립아시아문화전당#항일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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