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실종된 걸까. 난데없는 겨울 추위가 찾아왔다. 오늘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0.7도. 2002년 10월 28일 ¤0.3도를 기록한 이후 16년 2일 만에 가장 추운 10월 날씨로 기록됐다. 서울에서는 첫 얼음도 같은 날 관측됐다. 10월은 아직 하루가 남아 있지만 30일까지의 10월 평균기온 역시 8.7도로 1997년 8.2도 이후 21년 만에 가장 추운 10월이자 1981~2018년 사이 3번째로 추운 10월로 기록됐다. 같은 기간 두 번째로 추웠던 가을은 1993년 8.3도다.
추워진 날씨는 우리나라 상공으로 차갑고 빠른 제트기류가 내려왔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5km 상공 높은 하늘의 기압 배치가 제트기류를 평소보다 크게 회오리처럼 휘두르면서, 우리나라로 내려오는 찬 공기는 북극 하늘을 거쳐 잔뜩 냉각된 채 한반도 상공을 직접 강타했다.
일찍 추워진 가을이 서울만의 일은 아니다. 설악산 중천봉에는 지난 10월 18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지난해보다 16일이나 빨리 첫눈이 내렸다. 설악산 오색리의 오늘 최저기온은 영하 8도였다. 강원 영동 산간 지방은 10일 경부터 며칠을 빼곤 계속 영하권 기온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온이 일찍부터 떨어지면서 10월이 더 춥게 느껴진다. 서울 최저기온은 15일 10.9도를 기록한 이후 더 이상 10도 위로 오르지 않았다. 비슷한 기온 분포를 보인 적은 1993년 이후 없었다.
유난히 추운 가을을 보내고 있다 보니 일부에서는 한겨울 혹한을 염려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올해 전지구에서 나타났던 맹폭염으로 북극 얼음이 많이 녹았고, 다시 얼어붙는 속도도 더디기 때문에 북극 온도가 낮아져 한반도까지 맹추위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북극 온도가 낮아지면 북극의 냉기를 가두는 고위도에서 세차게 맴돌아야 할 제트기류가 힘이 약해지면서 한반도가 있는 중위도까지 내려온다. 그 결과 한반도가 이 한기에 노출되어 겨울이 매우 추워지게 된다.
다만 이런 전망들은 말 그대로 예상일뿐이다. 1981~2017년 기간동안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의 기온을 월별로 나열해보면 올해보다 10월 기온이 낮았던 1993년과 2002년 모두 한겨울 기온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기상청은 10월 30일 ’3개월 날씨 전망‘을 발표하고 올겨울 기온은 간간이 찾아오는 한파를 제외하면 평년과 비슷하거나 살짝 높겠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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