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부평 카페 갤러리 ‘밀레’서 오브제-풍경화 등 30여점 전시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난 가수 조영남 그림 대작 사건의 한 당사자(참고인)였던 송기창 화백(59·사진)이 시련의 시간을 딛고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그를 2년 넘게 지원해온 후원자의 도움으로 다음 달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인천 부평구 십정동 카페 갤러리 ‘밀레’에서 ‘기억’이란 전시회를 개최한다. 송 화백은 미국에서 고 백남준 작가(1932∼2006)의 제자 겸 조수 화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뉴욕의 한 갤러리 소속 작가이기도 했다.
송 화백은 대작 사건 이후 경기 김포시의 한 비닐하우스를 작업실 삼아 칩거하며 2년간 창작에 몰두해 왔다. 전시회에서 고무 등 다양한 물건을 소재로 한 오브제 작품과 풍경화 등 30점가량을 감상할 수 있다.
송 화백은 미국 뉴욕에서 미술대학 과정을 마친 뒤 28년간 뉴욕에서 미술작가로 활동하다 어머니 병환으로 2008년 귀국했다. 그는 “미국에서부터 친분이 있던 조영남 씨에게 작품 의뢰를 받아 본의 아니게 사건에 휘말리게 됐다”며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술 창작에만 몰두해 왔다”고 말했다.
조영남 씨 대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송 화백은 지인의 소개로 강원도에서 김포시로 이사를 왔으나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었다.
최진용 인천문화재단 대표 등 몇몇 사람이 그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후원회를 구성해 십시일반으로 생활비를 지원했다. 인천에서 주유소 사업을 하는 정광훈 씨(53)는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주고 꾸준히 그의 작품을 수집하고 있다. 정 씨는 “작품 수준이 뛰어나 보였고, 어려움을 극복해 작가로서의 길을 제대로 걸어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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