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서울 노원구 상계마들아파트 외벽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는 광촉매 도료를 칠하는 시범시공을 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제공
“아파트 1개 동에 칠할 경우 나무 100그루를 심었을 때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30일 서울 노원구 상계마들아파트 102동에 연한 분홍색이 도는 페인트를 칠하는 시범시공을 했다. 평범한 페인트처럼 보이지만 ‘광촉매’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도료가 들어간 페인트다.
광촉매는 빛을 받았을 때 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 물질이다. 이 도료는 빛을 받으면 공기 중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의 화학물질을 흡착하는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결합한 화학물질은 물과 이산화탄소 등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바뀌고 다른 부산물 역시 빗물에 씻겨 내려간다.
SH는 이날 광촉매 도료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두 종류의 광촉매 도료를 소개했다. 수성 페인트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세라믹계 도료’와 석재 마감재와 비슷한 질감의 ‘시멘트계 도료’다. 시멘트계 도료는 1∼3층 저층부에, 세라믹계 도료는 4층 이상 고층부에 칠했다. 시멘트계 도료는 칠했을 때 다소 울퉁불퉁하게 마무리되지만 세라믹계 도료보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5배가량 크다.
SH 관계자는 “산림청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에는 1년에 35.7g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다”며 “40가구 아파트 1개 동 외벽(950m²)에 칠한 광촉매 도료는 미세먼지 3.4kg을 저감해 나무 100그루를 심었을 때의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기술은 이탈리아나 일본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기술을 국산화해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앞으로도 생산 공정을 통해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촉매 도료는 아파트 외벽뿐 아니라 아스팔트 도로, 터널 내부, 펜스 등 다방면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H는 앞으로 6개월간 광촉매 도료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모니터링해 효과가 나타날 경우 공공임대 아파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SH 관계자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올 6월 미세먼지 대책 추진단을 신설해 광촉매 도료와 벽면 녹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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