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살인’ 前남편 검찰 송치…“아이들에게 미안”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1일 09시 41분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49)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살인 등 혐의를 받는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차량에서 위치추적기(GPS)가 발견됐고 김씨가 미리 구입한 GPS를 피해자 차량에 몰래 부착했다고 자백했다”며 “또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해 폭행과 협박 등을 했다는 유가족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살인 외에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받는다.

서울남부지검으로 이동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께 양천경찰서 앞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죄송하다”를 반복했다.

취재진이 가족들을 평소에 폭행했느냐고 묻자 “검찰에서 소상히 밝히겠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범행 당시 가발을 쓴 이유에 대해선 “죄송하다. 나중에 밝히겠다”면서 중얼거렸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2일 새벽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전부인 이모(47)씨에게 십여차례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 관련 단서를 종합해본 결과 유력한 용의자로 김씨를 지목, 같은 날 오후 9시40분께 서울 동작구 서울보라매병원에서 긴급 체포했다.

체포 당시 김씨는 수면제를 다량 복용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주취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김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이씨를 살해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이씨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가발을 착용하고 이씨의 차량에 GPS를 부착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공분을 샀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서울 모처에서 GPS를 구입해 범행 두달 전 이씨의 차량에 부착했다.

김씨가 사용한 GPS 제품은 전파관리소, 통신위원회의 등록·허가가 완료된 제품이었다. GPS를 구입할 때 도난 차량 추적 등 정해진 용도 외에 GPS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김씨는 이 서약서에 서명한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김씨의 딸이 김씨 검거 후 어머니에게 폭력과 살해 협박을 일삼아온 아버지를 사형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딸은 “끔찍한 가정폭력으로 인해 엄마는 아빠와 살 수 없었고 이혼 후 4년여 동안 살해 협박과 주변 가족들에 대한 위해 시도 등 많은 사람들이 힘들었다”고 적었다.

이어 “엄마는 늘 불안감에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없었다. 보호시설을 포함해 숙소를 다섯번 옮겼지만 온갖 방법으로 찾아내 살해 위협을 했다”며 “결국 사전답사와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으로 엄마는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다”고 밝혔다.

이 청원은 15만명이 넘는 인원의 동의를 얻은 상황이다. 청와대나 관련 부처가 답변을 해야 하는 청원 동의자 기준은 20만명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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