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에서 만취한 20대 남성이 새벽 시간에 신장이 130여cm 인 50대 여성을 잔혹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이른바 거제 살인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에 대한 강력 처벌과 신상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2일 2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132cm, 31kg의 왜소한 50대 여성이 180cm가 넘는 건장한 20세 남성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끔찍한 폭행을 당해 숨졌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2일 오전 10시 20분 현재 21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이 올라온 지 한 달 안에 20만 건이 넘으면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관련 부처 장관이 답변을 해야 한다.
이 사건은 지난달 4일 오전 2시 37분경 거제시 고현항 크루즈터미널 인근에서 발생했으나 지난달 31일 뒤늦게 알려졌다. 건장한 체구의 피의자 박모 씨(20)는 키 130여cm에 불과한 윤모 씨(58·여)의 머리와 얼굴 등을 수십 차례에 걸쳐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박 씨는 윤 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하다가 행인 3명에게 제압당해 출동한 경찰에 넘겨졌다.
특히 박 씨는 범행 전에 ‘사람이 죽으면…’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등의 내용을 휴대전화로 검색한 뒤 실제 폭행 과정에서도 윤 씨의 상태를 봐가며 때린 듯한 정황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청원인은 “정말로 어려운 형편에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던 선량한 사회적 약자가 영문도 모른 채 극심한 폭행을 당해 숨졌다”며 Δ주취 감형 없는 강력 처벌 Δ강력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Δ범죄 처벌 수위 강화 등을 촉구했다.
한편 행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은 박 씨의 잔혹성 등에 비춰 살인의 고의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하면서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창원지검 통영지청의 류혁 지청장은 이와 관련, 2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30여분에 걸쳐서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한 점, 피해자가 전혀 저항할 수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엄벌할 필요성도 있고 원래 이 행위 자체가 살인죄에 더 적합한 행위라고 보아서 살인죄로 의율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 지청장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묻지마 범죄’는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아주 심각한 범죄라고 생각한다”며 “약자 상대 범죄라는 점에서 더더욱 엄정하게 수사해서 엄벌에 처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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