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국민 음주운전 경각심 갖는 계기되길”…‘유체이탈’ 화법에 비난 봇물

사진=YTN 캡처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며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안 발의에 참여했던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50)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그의 일부 인터뷰 발언과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10월 31일 오후 10시 57분경 시민 한 명이 ‘올림픽대로 잠실 방향으로 가는 제네시스 차량이 비틀거린다’고 112로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했고 이 의원은 이날 오후 11시 5분경 강남구 영동대교 남단 교차로 인근에서 적발됐다. 적발 당시 이 의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9%로 면허정지(0.03% 이상, 0.1% 미만 ) 수준이었다.

이 의원은 이날 취재진 앞에서 “정말로 죄송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며 “이런 일은 향후로도 재발 돼선 안 되고, 저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께서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최근에 발의된 윤창호법, 저도 동의자로서 서명까지 한 상태이고, 지금 시점에서 의미가 큰 것인데 그 법안에 동의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창피스럽고,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중 이 의원의 ‘경각심’ 발언이 논란이 됐다. ‘유체이탈’ 화법이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진 것. 이 의원이 사과를 하면서도 다소 밝은 표정을 보인 점도 문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국민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려고 음주운전을 했나?(2chanfa****)”, “남의 얘기 하듯 하는군. 이런 의식수준 가진 인간이 국회의원이라니. 죄의식이라고는 전혀 없구나(drag****)”, “음주운전 하기 전 인터뷰인줄. 와~ 대단하다(kims****)”, “범죄 저지르고는 오히려 국민들 가르치려 드네(x930****)”, “당신을 보고 다시 한 번 국개의원은 믿으면 안된다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yong****)”, “당신이 저질렀는데 국민이 왜 경각심을 느끼는가. 경각심은 이미 당신 빼고 모두가 느끼고 있는데. 적반하장이네(rohk****)”라며 이 의원의 발언을 비난했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이경)도 2일 YTN뉴스에 출연해 “상당히 미소를 짓는, 굉장히 편안한 얼굴로 마치 국민에게 훈계를 하는 듯한 얘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최 변호사는 “‘저뿐만 아니고 모든 국민께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자’, 이런 얘기를 경찰이나 검찰에 조사받는 과정에 얘기를 한다고 하면 그 경찰이나 검찰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현저히 부당한 얘기를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특히 이용주 의원이 누구인가? 법제사법위원으로서 검찰의 부장검사 출신 아닌가? 그렇다는 점에서 더더욱 누구보다 법을 지켜야 되고,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공동 발의한 사람으로서 할 말씀은 아니었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평화당은 2일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며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선 이 의원의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당규 9조의 ‘당원은 사회상규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켜선 안된다’는 규정에 따라 당기윤리심판원에 회부키로 의결했다”며 “징계 수위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징계 수위가 언제쯤 결정되느냐는 질문에는 “윤리심판원에서 회의를 소집해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