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통학차량에 4세 원생 방치 어린이집 관계자 4명 모두 금고형 구형

인솔교사·운전기사 3년,담당교사 2년, 원장 1년6월

지난 7월17일 경기도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4살 어린이가 폭염에 통원 차량에 갇힌 채 숨졌다 © News1

통학차량에 4살짜리 어린이를 폭염 속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재판에 넘겨진 동두천 어린이집 관계자들에게 검찰이 금고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일 의정부지법 형사6단독 김종신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구속기소된 인솔교사 구모씨(28)와 운전기사 송모씨(61)에게 금고 3년씩 구형했다.

또 불구속기소된 담당교사 김모씨(34)는 금고 2년, 원장 이모씨(35)는 금고 1년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이날 서증조사를 진행한 김 판사는 “더운 날이었고 김양의 머리가 땀으로 흠뻑 젖었다”고 낮게 읊조렸다.

김 판사에 따르면 피해아이의 아버지는 전날밤 마지막으로 딸을 보고 사건 당일 일찍 출근해 얼굴을 못봤다. 어머니는 뒷좌석에 딸이 탑승해서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봤다.

어머니는 현장에 도착해서 “선생님이 안전벨트 채우는 것을 보았는데… 아이가 잠이 많은데…”라면서 목놓아 울었다.

김양이 오전 9시부터 방치돼 오후 4시30분에 숨진 채 발견되기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여러번 있었는데 이들은 놓쳤다.

운전기사는 뒤돌아보지 않고 차문을 닫아 걸었고, 인솔교사는 내렸는지 확인하지 않았으며, 담임교사는 출석체크하지 않았다.

담임교사 등은 간식 시간에 체크해서 김양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내 또 잊었다.

혐의를 인정하는 3명과 달리 원장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원장은 “아이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미안하다. 이 직업이 천직이라 여기며 어린이집을 운영했다. 이번 사건 이후 관리자로서 예견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원장은 또 “무서워서”라며 내년 2월 해당 어린이집을 폐원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원장은 관리자로서 감독을 잘했다고 주장하지만 차량에 남은 원생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는 등 책임이 무겁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김양의 부모와 합의했으며 유족들은 “피고인 모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재판부에 탄원했다. 유족들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21일 오전 10시 의정부지법 2호 법정에서 열린다.

지난 7월17일 오후 4시50분께 동두천시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인 승합차 뒷좌석에서 김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이 일대 낮 최고기온은 32.2도였으며 차량 내부는 50도를 육박했다.

(의정부=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