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노량진시장 단전·단수에 밤늦게까지 대치 이어져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5일 14시 50분


구시장 상인들 “어류 폐사 직전” vs 수협 “온당한 절차일 뿐”
신시장 경매 차량 막는 과정에서 몸싸움…강대강 대치

5일 수협이 구(舊) 노량진수산시장에 전격적으로 단전·단수를 단행한 가운데, 수협과 상인들 사이의 충돌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수협은 지난달 30일 공고문과 내용증명을 통해 구시장 상인들에게 사전 고지한 이후 이날 오전 9시부터 단전과 단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수협 측은 지난 8월 대법원 최종승소 판결에 따라 총 4차례의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상인들의 저항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이날 ‘최후통첩’ 격인 단전·단수를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수협 관계자는 “더 이상 명도집행으로는 노량진수산시장을 정상화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상인들이 모두 물러설 때까지 단전·단수가 계속될 것”이라며 강경한 방침을 밝혔다.

단전·단수가 시작된 이날 오전 9시부터 구 노량진수산시장은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전기를 통해 꾸준히 산소를 공급해야 하는 수족관에 보관하는 자연산 어패류들이 폐사했고, 급하게 냉동 처리하는 상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두컴컴한 시장 내부는 촛불로 밝혀졌다.

영업이 어려워지자 상인들은 곧장 시장 밖으로 나와 신시장 주차장 입구 앞에 진을 쳤다. 이로 인해 신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통제되며 신시장 역시 영업에 차질이 생겼다.

양측은 주차장 사이 바리케이트를 두고 강대강으로 맞섰다. 수협 측은 엠프를 통해 “구 시장 상인들이 불법 점유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고, 상인 측도 이에 맞서 엠프를 통해 민중가요 등을 틀어놓았다.

일부 수협 직원과 상인들 간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후 2시20분쯤 수협 직원 중 한 명이 바리케이트 사이로 물을 뿌리며 상인들의 점거를 방해했고, 상인들이 이에 반발했다. 욕설과 고성, 삿대질이 오가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후 4시30분쯤에는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관계자들이 구 상인 측에 합세했다. 민주노련 측은 승합차를 통해 주차장 입구 봉쇄를 시도했고, 수협 직원들이 이를 막는 과정에서 소요사태가 빚어졌다. 경찰들이 투입돼 양측을 갈라놓아 부상자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신시장의 야간 경매 차량 진입이 어려워지자 수협 측은 주차장 출구를 이용했다. 곧이어 70여명의 상인들이 출구 쪽도 점거했고, 수협은 경매 차량의 진입을 강행했다.

상인들은 차량 앞에 드러눕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고, 수협 직원과 경비 인력 등이 이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또 한 번 과격한 몸싸움이 발생했다. 일부 상인들이 넘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이 또 한 번 개입했고, 결국 경매차량이 들어가지 못하게 됐다.

오후 8시58분부터 오후 9시25분까지 경찰은 출구를 점거한 상인들에게 3차례에 걸쳐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상인들은 비켜서지 않았다. 곧이어 오후 9시40분쯤 다시 입구 쪽으로 이동한 상인들은 수차례에 걸쳐 수협 직원 및 경비 인력들과 격렬한 대치 상황을 이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야간 경매 차량들이 신시장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고 한차례 정체를 빚었다. 수협 측은 경찰에 “상인들이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는 취지로 민원을 넣으며 신시장의 영업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반면 상인 측은 수협 측과의 몸싸움 등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뜻을 보이고 있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챙총연합회 공동위원장은 “단전, 단수로 우리 장사가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서울시와 한전에 민원을 넣었고, 경찰에도 형사 고발했다. 법원에도 가처분 금지 신청을 넣고 추후 손해배상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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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수협은 지난달 30일 공고문과 내용증명을 통해 구시장 상인들에게 사전 고지한 후 이날 오전 9시부터 단전과 단수를 단행했다. 2018.11.5/뉴스1 © News1

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수협은 지난달 30일 공고문과 내용증명을 통해 구시장 상인들에게 사전 고지한 후 이날 오전 9시부터 단전과 단수를 단행했다. 2018.11.5/뉴스1 © News1

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신시장 주차장 입구에서 구시장 상인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수협은 지난달 30일 공고문과 내용증명을 통해 구시장 상인들에게 사전 고지한 후 이날 오전 9시부터 단전과 단수를 단행했다. 2018.11.5/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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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구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발전기와 촛불로 불을 밝히며 장사를 하고 있다. 수협은 지난달 30일 공고문과 내용증명을 통해 구시장 상인들에게 사전 고지한 후 이날 오전 9시부터 단전과 단수를 단행했다. 2018.11.5/뉴스1 © News1

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구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발전기와 촛불로 불을 밝히며 장사를 하고 있다. 수협은 지난달 30일 공고문과 내용증명을 통해 구시장 상인들에게 사전 고지한 후 이날 오전 9시부터 단전과 단수를 단행했다. 2018.11.5/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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