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범죄-비위에 추락하는 부산경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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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절도-성매매업소 운영 등 공직기강 무너지며 시민 불안 확산
박운대 청장, 7일 간부회의 소집… 비위 관련 대대적인 감찰 들어가

현직 경찰관의 잇따른 범죄와 비위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산 경찰의 권위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사후약방문이란 지적이 많다.

5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박운대 부산경찰청장 주재로 7일 간부회의를 소집한다. 이번 회의는 관내 15개 경찰서에서 서장과 청문감사관이, 지방청에서는 계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다. 경찰 관계자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취지에서 열리는 회의다.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에 대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7월 취임 일성으로 ‘인간미 있는 따뜻한 경찰’을 제시하며 부하 직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청장들이 취임 후 관례적으로 일선 경찰서 혹은 지구대를 방문했던 이른바 ‘초도순시(初度巡視)’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또 매주 3회 진행하던 지방청 간부회의도 한 번으로 줄였다.

하지만 박 청장 취임 석 달 만에 공직 기강이 와르르 무너졌다. A 총경(53)은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딸, 부인 등 가족의 일을 부당하게 시키거나 특정 종교를 믿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 총경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1일 부산 북구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B 경정(54)은 의료진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B 경정은 음주 때문에 발생한 위경련으로 치료를 받던 중 원무과 직원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의사의 가슴 부위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목이 말라 물을 달라고 했으나 의사 지침대로 간호사가 물을 주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앞서 지난달 3일 오후 10시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백화점 후문 하역장 앞을 지나던 C 경위(44)는 운동화 3켤레(시가 21만 원 상당)를 훔쳐 달아났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C 경위를 절도 혐의로 검거했다. 그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성범죄도 잇따랐다. 키스방 등 유사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던 경찰관이 구속되는가 하면 즉석 만남을 통해 만난 여성을 모텔에서 몰래 촬영하다 붙잡힌 경찰관도 있었다. 심지어 총경 이상 간부가 민갑룡 경찰청장이 주재한 여성 범죄 근절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던 8월 31일, D 경정(43)은 길거리에서 공연음란 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그는 지인을 통해 신고자를 매수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부산의 한 경찰 간부는 “이런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시민들 앞에서 고개를 못 들겠다. 그간 여러 내부 평가에서 전국 최상위를 차지하던 부산 경찰의 위상이 한꺼번에 곤두박질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경찰청이 주관한 ‘치안성과 우수 경찰관서 평가’에서 전국 17개 지방경찰청 중 1위를 차지해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의 평가 결과다. 박 청장은 “직을 걸고 당분간 모든 외부 공식 일정을 접어둔 채 내부 공직기강을 바로잡겠다. 직원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강력하게 대처하고 소통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 청문감사관실도 최근 부산에서 일어난 경찰 비위와 관련해 대대적인 감찰에 들어갔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경찰#박운대 부산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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