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이재명에 양진호… 일복 터진 성남지청 ‘비명’

여론 관심 높은 대형사건 몰려… 평검사 19명 밤낮 휴일없이 근무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은수미 성남시장 사건에 이어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폭행 사건 등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주요 수사 3개를 연이어 맡게 됐다.

성남지청은 경기 성남 하남 광주시 인구 155만 명을 관할하지만 검사장이 아닌 차장검사가 지청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7월엔 평검사 28명 규모였지만 지금은 19명으로 9명이나 줄었다. 서울중앙지검의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수사팀, 기무사 계엄령 문건 군검 합동수사단 등으로 7명이 파견을 나갔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연수와 육아·출산 휴가자로 추가 공백이 생겼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굵직굵직한 사건이 성남지청으로 몰리면서 밤낮 휴일 없이 일하고 있다. 올 4월 말 성남지청은 은수미 성남시장이 조직폭력배 출신이 대표로 있는 업체로부터 수행 운전사와 렌트차량 등을 1년여간 지원받은 의혹이 있다며 고발된 사건을 접수하고 성남중원경찰서에 사건을 내려보내 수사 지휘하고 있다.

6월에는 바른미래당이 친형 강제 입원 조치, 여배우 스캔들, 구단 강제 자금 조성 등 혐의로 이재명 지사를 성남지청에 고발했다.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 관사에 거주했다면 주소지인 수원시의 수원지검에서 이 사건을 맡았을 수 있다. 그러나 관사가 민간에 개방돼 있어 사건은 이 지사의 자택이 위치한 성남시의 성남지청에 배당됐다. 성남지청은 1일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에 대해 분당경찰서로부터 기소 의견으로 송치받고 수사 중이다. 이 지사가 최근 “분당경찰서장과 분당서 수사과장 등에 대해 수사기밀 유출, 영장신청 허위 작성 등 혐의로 조만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 밝혀 이 사건 또한 성남지청에서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5년 전 양진호 회장의 집단폭행 의혹 사건도 성남지청이 직접 수사 중이다. 2013년 12월 양 회장이 자신의 아내와 외도했다며 대학교수 A 씨를 사무실로 불러 집단폭행한 혐의(상해)다.

법무부와 대검은 주요 수사가 성남지청에 몰리는 데다 판교의 산업단지가 커지며 사건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내년 2월 평검사 정기인사 때 성남지청의 인력을 보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