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10대 성폭력·아버지는 은폐”…父子목사 피해 고발

“수년 동안 ‘그루밍 성폭력’…문제삼으면 ‘이단’ 공격”

인천의 한 교회에서 김모 목사가 수년 동안 여성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그의 아버지인 교회의 담임목사가 이를 은폐해왔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이 6일 저녁 7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2018.11.6/뉴스1© News1

인천의 한 교회에서 목사가 수년 동안 여성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그의 아버지인 교회의 담임목사가 이를 은폐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예하운선교회 소속 김디오데 목사와 브리지임팩트사역원 소속 정혜민 목사 등은 6일 저녁 7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여성 청년들에게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김모 목사와 이를 덮으려고 했던 그의 아버지 김모 담임목사를 고발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 목사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4명도 참석했다.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검은 모자와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취재진 앞에서 피해사실을 증언했다.

이들은 청소년 시기부터 김 목사에게 지속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루밍 성폭력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친밀하게 접근해서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길들인 뒤 성폭력을 벌이는 것을 뜻한다.

이들에 따르면 김 목사는 여러명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사랑한다’고 접근하면서 서로 연인관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거나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는 것처럼 굴었다. 이 같은 행위를 문제삼는 경우에는 교회를 음해하려는 이단세력이라고 매도하거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협박·회유에 나섰다고 피해자들은 밝혔다.

정 목사는 피해사례를 대독하면서 “김 목사가 금전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이름으로 사랑한다’며 접근했다”며 “아이들은 담당사역자라는 신뢰를 가지고 길들여졌는데, (김 목사가) 그러다가 본색을 드러내고 둘이 있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김 목사 부자에게 Δ목사직에서 사임할 것 Δ교단 헌법에 성범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시할 것 Δ김 목사 부자가 이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개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공개사과에서는 Δ피해자들이 작성한 사과문을 읽고 Δ공개사과 후에는 피해자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해당 사례를 언급하며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이 청원글에는 6일 저녁 기준으로 7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동의한 상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