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도 명물 ‘소창공장’을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7일 03시 00분


서은미 씨 다큐 사진전 9일 개막… 소창 만드는 노부부 일상 담아

‘강화도 직물은 면포, 견포 등 30여 종을 생산해 외지에 수출하니, 조선 각도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1930년 11월 30일자 동아일보에 근대 직조기를 갖추고 방직산업이 활성화된 인천 강화도 지역을 소개하는 기사가 이처럼 실렸다. 강화도는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전국 최대의 면직물 생산지대였다. 대구와 경기 수원 등지에서 섬유산업이 발달하면서 100여 개에 달했던 전통 면직물 ‘소창’ 생산 공장이 대부분 사라져 현재는 10개 정도가 남아 있다.

인천에서 사라져가는 건축물, 사람, 풍경을 사진에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서은미 씨(51)가 2016년 8월부터 2년 가까이 강화도의 한 소창공장에서 80대 후반의 노부부 일상을 찍어 ‘무녕’이란 사진집으로 엮었다. 무녕은 ‘무명실로 짠 피륙’이란 뜻을 가진 사투리로 소창을 일컫는다.

서 씨는 일제강점기부터 70년 넘게 소창을 생산하고 있는 ‘은하직물’(강화군 송해면)의 이병훈 조금례 노부부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들이 모터와 고무벨트가 장착된 면직물 기계를 돌려 실로 짠 소창을 두루마리 화장지 같은 면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을 2년간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정리했다. 수천 장의 사진 중에서 엄선한 35장을 9∼16일 인천 중구 신포로 선광미술관에서 열리는 사진전에서 선보인다(사진). 무녕 사진집에는 100장 정도를 담았다.

강화 소창은 유해물질 생리대 논란 이후 친환경 생리대와 기저귀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 씨는 “촬영 초기인 2년 전에는 강화도 소창 공장에 재고가 쌓여 있었지만 요즘 주문이 밀려 재고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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