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교육감, 울산지역 초등학교 이승복 동상 철거 지시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6일 22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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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울산지역 일부 초등학교에 세워져 있는 이승복 동상 철거를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노 교육감이 이승만 동상 철거를 지시한 것은 5일 오전 열린 시교육청 간부회의에서였다. 노 교육감은 “지난 주 초등학교를 방문해보니 이승복 동상이 있었다. 기증자의 동의를 받아야 해서 없애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에 맞지도 않고 특히 이승복 동상은 사실 관계도 맞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빠른 시간 내에 없앴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울산지부장 출신의 진보 성향 교육감이다.

1968년 12월 발생한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9세였던 이승복은 공비들에게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며 저항해 가족과 함께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소식은 당시 언론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고, 이승복은 반공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1972년 유신 이후 전국 초등학교 운동장 곳곳에 이승복 동상이 세워졌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동상은 많이 철거됐고 현재 울산에는 강남초교와 복산초교 등 10여 곳의 초등학교에 이승복 동상이 남아 있다. 이승복 동상이 세워져 있는 초등학교 측은 “교육청에서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철거공문을 보내오면, 기증자와 교사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철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동상 철거 반대 목소리도 높다. 이승복 평화기념사업회 우강호 이사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승복 동상을 철거한다고 해도 엄연히 있었던 역사적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동상 철거가 학생들에게 편향된 시각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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