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가운데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 필수라는 응답률이 50%를 밑돈 것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이 6일 내놓은 ‘2018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48.1%로 절반에 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전국의 만 13세 이상 남녀 3만9000명을 표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1998년 첫 조사 당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73.5%에 이르렀다.
올해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 30만 명 밑으로 떨어지는 초(超)저출산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낮아져 인구절벽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결혼이 필수라는 인식이 낮아진 것은 주거난, 경력단절 우려 등 경제적인 문제에다 부부로서 가정을 꾸리는 두려움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결혼을 반대하는 비중은 여자가 3.8%로 남자(2.2%)보다 높았다. 서울여대 정재훈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개 여성이 독박 육아, 경력단절 등 가족관계에서의 불평등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혼적령기에 가까운 20, 30대 젊은층은 3명 중 1명 정도만 결혼을 필수라고 여겼다. 연령대별로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10대 28.4%, 20대 33.5%, 30대 36.2% 등으로 젊은층에서 전체 평균(48.1%)보다 낮게 나타났다. 젊은층은 결혼 자체에 회의적이라기보다는 냉혹한 현실을 걸림돌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올해 기준으로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3%에 그쳤다.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이라는 유보적인 응답은 46.6%였다. 사회 분위기나 출산 정책에 따라 혼인율이 상승할 여지가 큰 셈이다. 아울러 동거와 혼외 자녀 출산을 보는 인식도 크게 변하고 있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물음에 응답자의 56.4%가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혼전 동거에 찬성하는 비율이 50%를 넘은 건 관련 문항이 사회조사에 등장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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