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성폭행’ 의혹 목사, 친구 사이 10대 3명 동시에 농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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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7일 1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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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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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모 교회에서 목사가 수년간 10대들을 상대로 ‘그루밍(Grooming·가해자에 의한 성적 길들이기)’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김모 목사가 친구 사이인 10대 신도 여러 명과 동시에 관계를 맺어 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5월 김 목사의 그루밍 성폭행 의혹을 처음 보도한 온라인 매체 ‘뉴스앤조이’는 김 목사가 친구 사이였던 10대 3명과 동시에 관계를 맺어왔으며, 이들은 4자 대면을 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는 신도 A 씨는 김 목사를 만나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지난해까지 약 4년간 비밀로 연인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A 씨는 자신이 교회에 전도한 친구 B 씨로부터 김 목사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됐다. 기도회 후 B 씨를 집에 데려다 준 김 목사가 화장실을 쓰고 싶다면서 집에 따라 들어왔고, 이후 덜컥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목사와 관계를 맺은 것은 B 씨 뿐만이 아니었다. A, B 씨와 모두 친구 사이인 또 다른 C 씨도 김 목사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이다. 우연히 C 씨와 김 목사가 나눈 대화 내용을 본 B 씨가 이를 의심해 가장 친한 친구인 A 씨에게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김 목사와 만난 시기가 겹친다는 걸 알게 된 세 사람은 지난해 6월 말 김 목사와 4자 대면을 가지기도 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4자 대면 자리에서 세 사람은 김 목사를 추궁했고, 김 목사는 “나도 많이 괴로웠고, 내가 잘못했던 거 알고 있다”면서도 “내가 왜 그러는지 내 마음을 모른다. 이상한 충동이 많았다”고 말하는 등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후 A 씨는 김 목사의 부모인 담임목사 부부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일을 해결하려 했으나, 담임목사 부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A 씨는 학교 지도 교수 J 목사에게 도움을 청했고, J 목사는 A 씨와 상의해 김 목사가 교회를 그만두고 더 이상 다른 청년들에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 초안을 작성해 김 목사 부자를 만났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J 목사와 김 목사 부자가 만났고, 격론 끝에 김 목사가 각서에 서명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각서에는 “제자 A와 결혼까지 생각하는 연인 사이였음에도, 동시에 또 다른 제자인 C와 지속적인 성관계를 맺으며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왔음을 인정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또한 김 목사는 각서에 따라 목사직을 내려놓고, 재학 중인 모 대학 석사과정을 포기하겠다는 등의 조건을 모두 이행하겠으며, 이를 어길 시 총회·노회·당회 등에 고발하고 언론에 제보해도 심판을 받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김 목사는 각서 내용 중 하나인 ‘성 상담 치료 후 증빙서류 제출’을 이행하지 않는 등 각서 내용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매체는 밝혔다.

또한 B 씨는 올해 초 J 목사를 찾아가 김 목사와 여전히 관계를 맺고 있다며 도움을 청했고, 이에 J 목사가 김 목사 부자에게 다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교회 장로에게 이 일을 알렸으나 문제를 제기한 장로가 돌연 교회를 떠났다는 것이다.

아울러 J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B 씨와 C 씨는 4자 대면은 꾸며낸 것이며, 장로와 J 목사 등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하는 등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는 것이다.

이후 매체는 김 목사 부자에게 연락을 취했고, 지난 5월 15일 김 목사의 아버지인 담임목사를 만났다. 담임목사는 해당 매체에 김 목사가 각서 사항을 이행했으며, 김 목사를 교회에서도 사직 처리 했다고 주장했다.

담임 목사는 김 목사가 청년들과 관계를 했다 하더라도 타인의 성생활 등 비밀을 당사자 없이 퍼트려 수치심을 줬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A 씨와 J 목사에게 명예훼손과 모욕, 협박 등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또 담임 목사는 자신의 아들 김 목사에 대한 화살이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며 배후를 의심하기도 했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그루밍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목사를 공개 성토했다.

한편 인천 부평경찰서는 7일 최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인천 모 교회 김 목사에 대해 내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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