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산업에 섬유를…” 융합기반 조성사업 순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8일 03시 00분


섬유개발연구원, 116개 기업 지원… 車부품-의료기기 등 신소재 개발
매출 140억원, 305명 채용 성과

7일 대구 서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1층 전시관에서 방문객들이 이(異)업종 융합 사업에 참여한 기업이 개발한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7일 대구 서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1층 전시관에서 방문객들이 이(異)업종 융합 사업에 참여한 기업이 개발한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대구 동구에 있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라지는 최근 섬유 복합 재료를 활용해 차량 천장 내장재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 신제품은 차량의 무게를 줄이고 연료소비효율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에 강할 뿐 아니라 소음도 줄여준다.

신제품은 섬유를 융합한 친환경 자동차부품으로 평가돼 특허를 획득했고, 현재 국내 주요 완성차 브랜드에 쓰이고 있다. 회사는 최근까지 이 제품으로 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판매가 늘면서 직원 5명을 신규로 채용했다.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서구의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이(異)업종 융합 비즈니스 기반 조성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 가볍고 튼튼한 신소재가 잇따라 개발되면서 의료와 기계, 자동차부품 등에 신산업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업종 융합 비즈니스 기반 조성사업은 또 연구원이 목표로 내건 ‘모든 산업에 섬유를 입히자’는 모토의 핵심이기도 하다. ㈜라지의 신제품은 이 사업의 좋은 사례다.

대구 서구 염색공단에 있는 기능성 섬유 전문기업 영풍화성㈜은 이업종 융합사업의 지원 덕분에 내구성이 뛰어난 다기능 아웃도어(등산복) 소재를 개발했다. 원단 구김이 적고 원래 형태로 잘 돌아온다. 방풍 및 방수 기능을 갖춰 아웃도어에 안성맞춤이다. 현재 국내 대형 의류 브랜드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까지 매출 3억여 원을 올렸고 직원 16명을 신규 채용했다.

의료 융합 제품으로는 대구 달서구의 의료기기 전문기업 ㈜엔도비전이 개발한 인공 장관 고정 밴드를 꼽는다. 인공 장관은 대장암 수술 때 발병 부위 위아래를 자르고 연결하는 장치이다. 연결 부위가 제대로 붙지 않으면 대변이 새고 감염 때문에 패혈증이 발생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이 고정 밴드는 몸 안에서 분해되는 원사(실) 소재로 만든다. 환자가 인공 장관을 제거하기 위해 재수술을 받지 않아도 돼 회복 기간을 줄여준다.

대구 달성군의 산업용 섬유 전문기업 ㈜백일은 자동차부품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차량용 호스 성능을 개선하는 고밀도 원단이 대표적이다. 차량의 진동을 줄이고 연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 회사는 첨단 부품 소재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섬유개발연구원의 이업종 융합사업은 최근까지 116개 기업을 지원해 매출 140억 원을 달성했다. 지식재산권 39건 출원, 신규 고용 305명의 성과도 거뒀다. 연구원은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참여 기업으로 구성한 섬유산업신문화창조협의회를 만들었다. 스포츠레저와 정보기술(IT) 기업 등 업종이 다양하다.

섬유개발연구원은 14일 오후 2시 2층 국제회의장에서 이업종 융합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섬유국제콘퍼런스를 연다. 섬유를 결합한 독창적인 신기술이 필요한 시장 상황을 보여주고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이날 기업과 대학이 협력하고, 섬유 외에 다른 산업 간의 기술 교류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논의한다.

의류와 산업용 섬유의 장점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소재 개발 동향과 친환경 및 고부가가치 염색가공 기술, 노인 건강관리 선진 제품을 주제로 강연이 이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김희동 섬유개발연구원 실용화연구팀장은 “이번 국제콘퍼런스는 섬유 융합 기술의 미래를 확인하는 자리”라며 “섬유 중소기업의 활로를 개척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한국섬유개발연구원#섬유 복합 재료#신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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