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침범-신호위반 잦은 지점 운전자들 민원 조사해 24곳 시정
교통위반 단속 건수 대폭 줄어
8월 인천지방경찰청에 교통 불편 민원이 접수됐다. 서구 청라국제도시 중심 상가지역의 상인들이 ‘중앙선을 불법으로 가로지르는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으니 좌회전이나 유턴이 가능하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인천경찰청 교통계 직원들은 현장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상인들이 민원을 낸 곳은 대형 영화관과 병원 등이 밀집한 중봉대로의 왕복 4차로였다. 상가 주변에 중앙선이 끊긴 지점이 없어 운전자들이 차량을 몰고 상가 지하주차장에 들어가려면 500m∼1km를 우회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었다. 올 1∼9월 중앙선 불법 침범에 따른 단속 건수가 한 달 평균 69건에 이르는 사실도 확인했다.
직원들은 관할 서구청과 함께 중앙선 절선에 따른 타당성을 검토한 뒤 중앙선을 끊기로 결정했다. 영화관과 병원으로 좌회전이 가능하도록 바꾸고, 중앙선 대신 규제봉을 설치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좌회전을 허용하자 지난달 이 도로변 일대 중앙선 침범 위반 단속 건수가 9건으로 줄었다. 상인 이모 씨(39)는 “상인들이 낸 민원에 경찰이 관심을 갖고 금방 해결책을 마련해줘 참으로 고마웠다. 교통 불편이 줄어들자 손님도 더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이 최근 상습적으로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도로에 대한 교통환경 개선사업을 벌여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원활한 차량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찰이 최근 교통환경을 바꾼 도로는 모두 24곳이다. 청라국제도시 중심상가 도로처럼 우회거리가 멀어 중앙선 침범이 잦거나 운전자의 착각으로 신호위반이 빈번한 곳 등이다.
시민들이 자주 찾는 삼산농산물도매시장 옆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도로에 최근 설치한 보조 신호등은 상인과 운전자들이 낸 민원에 따른 것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고가 구간을 떠받치는 교각에 신호등이 가려 평소 운전자들의 신호 위반이 잦았던 곳이다. 경찰은 실태조사를 벌여 교각 옆 운전자들의 시야에 잘 들어오는 위치에 보조 신호등을 추가로 설치했다.
경찰은 시민들의 안전한 야간 보행을 위해 지난해부터 횡단보도에 집중조명등을 설치하고 있다. 서구 연희사거리 등 도심 365곳에 횡단보도를 비추는 조명등을 설치한 결과 1∼10월 야간에 길을 건너다 숨진 사고는 19건으로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9건)에 비해 34%가 감소한 수치다.
시민들이 도로나 교통시설에 불편함을 느낄 경우 인천경찰청 교통계에 직접 전화를 걸거나 인천경찰청 홈페이지에 신고할 수 있다. 인천경찰청은 통행량이 많은 교차로의 경우 인천시, 인천도로교통공단과 함께 교통 불편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개선책을 찾고 있다.
원경환 인천지방경찰청장은 “시민들이 교통법규 위반이나 단속이 잦다는 민원을 낸다고 모든 도로의 시설물이나 교통환경을 바꿔주는 것은 아니다. 현장 조사를 통해 민원의 타당성을 검토한 뒤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를 열어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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