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 미만 영아가 맞는 일본산 결핵 백신에서 기준치가 넘는 1군 발암물질인 비소가 검출됐다. 보건당국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14만 명분의 백신을 전량 회수해 건강 위해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본 제약사인 일본비시지제조(JBL)로부터 수입한 경피용(도장형·피부에 주사액을 바른 뒤 그 위를 바늘로 눌러 주입) 결핵 백신 세트에서 비소가 최대 0.23ppm 검출돼 우리나라 기준치(0.1ppm)를 초과했다고 7일 밝혔다. 비소는 독성이 강한 중금속으로, 다량 노출되면 말초신경 장애나 방광암 등에 걸릴 수 있어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자체 생산이 안 돼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결핵 백신은 JBL사가 만든 도장형과 덴마크 AJ사의 피내용(주사형·주사액을 피부에 주입) 등 2종뿐이다. 이 중 도장형 백신은 아이들의 거부감이 덜하고 접종하기 쉬워 주사형보다 4배가량 많이 쓰인다. JBL사의 도장형은 원래 국가무료접종에 쓰이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주사형 공급량이 부족해 24만 명이 넘는 영아가 도장형으로 무료 접종을 받았다. 현재는 주사형 백신만 국가무료접종에 포함돼 있다.
일본 후생성은 이날 식약처 발표를 두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최대 검출량이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이드라인의 38분의 1에 불과한 데다 주사액을 피부에 바른 뒤 바늘로 누르는 제품 특성상 극소량만 인체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본 정부는 해당 제품의 출하만 중지했을 뿐 회수에 나서지 않았다.
반면 한국 정부는 회수 대상 이전에 수입된 제품에도 비소가 섞여 있을 수 있다고 보고 JBL사의 재고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사형 결핵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병의원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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