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지점서 30대 엄마는 동쪽, 3세 아이는 서쪽서 발견
국립해양조사원 “연안류 다양한 변수 영향”

7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동부두 방파제 밑에서 ‘숨진 3살 여아’의 엄마 장모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이날 해경이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2018.1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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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제주 바다로 향한 뒤 자취를 감춘 모녀가 정반대 해상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7일 오후 6시39분쯤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7부두 하얀등대 방파제 테트라포드 밑에서 ‘숨진 3세 여아’의 엄마 장모씨(33·여·경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장씨는 부패가 심해 육안으로 얼굴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장씨 모녀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건 지난 2일 오전 2시47분쯤 제주시 용담동 해안가에서다. 이들은 해안가에서 계단을 타고 바다로 내려간 뒤 자취를 감췄다.
장씨는 이곳으로부터 동쪽 방향으로 5㎞가량(해상 직선거리) 떨어진 지점에서 5일이나 지나 발견됐다.
그런데 장씨의 딸(3)이 발견된 지점은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용담 해안에서부터 서쪽 방향으로 11㎞가량(해상 직선거리) 떨어진 곳이다.
지난 4일 오후 6시36분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딸의 사인은 부검 결과 전형적인 익사로 추정됐다.
부검의는 시신이 발견되기 이틀 전쯤 사망했을 것이라는 소견을 보였다. 장씨 모녀의 마지막 행적이 발견된 2일 새벽 무렵과 일치하는 시점이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사라진 모녀는 왜 정반대 해상에서 발견된걸까.
해경 관계자는 “시신이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간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과거 돌고래호 전복사고나 세화포구 실종사건의 경우에도 시신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된 적 있다”며 조류나 해류에 따라 시신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주 해류가 남서에서 북동으로 흐르긴 하지만 연안해류는 다양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바람과 조류의 영향도 받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날 동시에 빠졌다고 가정하더라도 피사체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에 그 영향도 받을 것”이라며 “공기가 접하는 면적에 따라 바람의 영향을 받는 정도도 다르고 떠오르는 시기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장씨에 대한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이날 오후 2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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