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교회의 A 목사가 10~20대 신도 다수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가운데, 지난 6일 피해자 기자회견을 주재했던 예하운선교회의 김디모데 목사가 사건의 진상을 상세히 털어놨다.
김디모데 목사는 7일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가해 목사인 A 씨가 교회 중·고등부, 청년부 모든 아이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접근했다. 약 26명의 아이들이 비슷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 된다”면서 “같은 교회 담임목사로 재직 중인 아버지 B 씨가 사실을 은폐한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지난 2010년부터 2018년 8년에 걸쳐 담당 목회자 A 씨가 자신이 맡고 있던 중·고등부와 청년부 등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A 목사가 10~20대의 어린 신도들에게 접근해 ‘그루밍 성범죄’를 시도하려고 했다고 거듭 말한 그는 “특히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고, 학교에 데려다 주는 등 오빠나 아빠 역할을 해줬다. 혼을 빼놓을 정도로 한 명 한 명 아이들에게 잘 해줬다. 실제로 ‘너와 결혼할 것이다’라는 식의 발언도 했다. 이후 관계가 깊어지면 성적 행위를 강요하거나 요구하는 등 본색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돈독한 관계가 형성된 상황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라며 “피해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고 오히려 정신 상태나 신앙이 올곧았다. A 씨가 아이들에게 성행위를 요구했을 때, 몇몇은 혼전순결을 이유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A 목사는 오히려 ‘성경이 잘못 알고 있다’며 성적 행위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 목사는 아이들에게 본인과의 관계를 비밀로 하라고 철저히 단속했다. 서로 모르고 있다가 관계가 장기간 지속되다 보니 탄로가 난 것이다”고 정황을 설명하며 “본인(A 목사)이 담당하던 중·고등부, 청년부 아이들 전체를 대상으로 삼았다. 연애 관계를 발전시켜 잠자리까지 가는 것이 목표였다. 아이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무조건 성행위를 하기 직전까지는 다 해본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사건이 늦게 공론화 된 것에 대해서 김 목사는 “10년 전부터 유사 피해를 당한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이 문제 제기를 해 왔다. 그러나 A 목사와 같은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재직 중인 B 목사가 쉬쉬하며 유야무야 넘어갔다. B 씨는 A 목사의 아버지다”고 지적하며 “증언에 따르면 B 목사가 ‘간통죄도 폐지된 마당에 내가 1000명이랑 자도 나는 무죄’라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최대한 자체적으로 해결하려 했으나 (B 목사는) 오히려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이단 세력들’이라고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등 2차 가해를 가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피해자들은 A 목사의 공식적인 공개 사과와 함께 A 목사와 B 목사의 사임·면직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이 불거지자 소속 노회인 인천 노회에서는 A 씨를 제명 처리 했다. 그러나 제명과 면직은 차원이 다르다. 제명은 그 노회 그룹에서 강퇴 당한 형태로, A 목사는 언제든지 다른 노회에 가입하거나 교단을 바꿔서 다시 목사 활동을 할 수 있다. 면직할 수 있는 권한은 총회에 있어 교단이 나서거나 아니면 본인 스스로 사퇴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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