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주 52시간 근로제’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탄력근로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연내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민노총이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회동한 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20일까지 (탄력근로제) 논의 시한을 주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야 3당 교섭단체가 국회에서 직접 논의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5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여야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에서 합의한 사항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입법을 반드시 올해 안에 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민노총 등을 다독이는 작업이 먼저 필요하다. 이달 20일까지 경사노위에 탄력근로제 확대를 논의할 시간을 주자”며 김 원내대표의 제안을 조건부로 수용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합의에 대해 노동계와 가까운 여당이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만큼이나 여당 지지층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사노위에 불참한 민노총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반대하며 2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한국노총도 여야정 합의에 대해 6일 “탄력근로제 합의는 사회적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정치 야합”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시한 상태다.
홍 원내대표의 결정은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을 심사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가 22일로 잡혀 있는 만큼 그 전에 경사노위 논의를 끝내라는 최종 통보라는 해석도 있다. 한국당의 정치적 스케줄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음 달 11일 임기가 끝나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탄력근로제 확대를 본인의 마지막 ‘업적’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단위기간을 얼마나 확대할지에 대한 여야 간 견해차는 여전히 크다. 민주당은 노조를 의식해 단위기간 6개월을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년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작성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계엄령 문건에 대한 국회 청문회 실시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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