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소방차 물대포 사용 시간이 지체됐다는 생존자 진술이 나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 3층 출입구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1 명이 다쳤다. 불은 이날 오전 7시쯤 완진됐다.
불이 난 고시원 건물 2층에서 대피한 A 씨(40)는 이날 뉴시스에 “도착한 소방차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건물이 작아 불길이 크지 않았는데도 물대포(살수차)를 쏘기까지 20~30분은 걸린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오전 5시께 ‘불이야’라는 소리를 듣고 고시원 건물을 나와 맞은편으로 대피했다”라며 “맞은편에서 3층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뛰어내린 사람 2명을 봤다”라고 말했다.
이에 소방당국 관계자는 “물을 쏘는 건 그랬을지 모르지만 화재가 나면 출동해서 대원들이 수관을 들고 바로 건물에 들어가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생존자 B 씨(59)는 “보통 일을 나가기 전에 오전 4~5시에 일어나는데, 5시 조금 전에 매캐한 연기 때문에 눈을 떴다가 밖에서 ‘우당탕’ 소리를 들었다”라며 “이미 복도쪽은 문이 벌겋게 달아올라 겁이 나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다행히 전날부터 내린 비로 인해 창틀에 고인 빗물로 코와 입을 적셨다”라고 말했다.
B 씨는 현재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 병원 관계자가 증언을 전달했다.
B 씨는 “창틀을 잡았는데 온도가 너무 높아서 왼손에 화상을 입었다. 창이 좁아서 어깨가 빠지는 데 힘이 들었다. 손에 걸리는 걸 잡고 내려왔고”라며 탈출 상황을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감식반을 투입하고 건물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확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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