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전국 노동자 6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전국노동자대회가 충돌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10일 오후 3시께 서울 시청광장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본 대회 이후 오후 5시께부터 두 갈래로 나뉘어 청와대 좌측 효자치안센터 방향, 우측 126맨션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총파업 투쟁으로 재벌체제 해체하자’ ‘불법파견 남발하는 사장 처벌하라’ ‘탄력근로제 일방계약 즉각 중단하라’ ‘노조할 권리 쟁취하자’ ‘비정규직 철폐하고 차별을 해소하라’ ‘국민연금 개혁하고 사회복지 확대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30여분 행진 끝에 종착지점에 도착한 이들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마무리 집회에서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은 21일 총파업이 힘있게 성사 되는 것”이라며 “그럴 때 현안 문제, 투쟁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가 없어 투쟁도 할 수 없고 갑질을 당해도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이 되기 위해 총파업을 힘있게 조직하겠다”며 “비정규직 철폐, 국민연금 등 사회 안전망 쟁취,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우리의 직장 등을 위한 단 하나의 길은 총파업을 조직하고 알려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앞선 본 대회에서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최저임금법 원상회복 및 추가개악 저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및 노동기본권 보장 노동법 전면개정 ▲공공부문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및 재벌적폐 청산과 재벌개혁 ▲사법적폐 및 친재벌 관료적폐 청산 ▲사회안전망 강화 및 국민연금 개혁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친재벌·친기업으로 후퇴하는 노동정책, 실종하는 노동공약, 청산되지 않은 적폐 등 문재인정부에 대한 기대와 요구과 실망과 절망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일희일비 하지 않고 촛불광장에서 폭발했던 요구를 모아 한국 사회를 제대로 바꿔내기 위한 투쟁에 당당하게 나서겠다”며 “이것이 1970년 전태일 정신의 온전한 계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바로 오늘 전태일 열사를 기리며 우리 민주노총은 다시 사회적 책임을 가슴 속 깊이 새긴다”며 “11월 총파업은 문 정부와 국회를 향한 범 국민적 함성이자 강력한 투쟁의 횃불이고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지 1년 반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적폐가 많다”며 “집권 중반이 된 지금 숨 죽이던 재벌들이 다시 자기의 세상이라는 듯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사법농단 적폐 집단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버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노총의 결단만이 꺼져가는 촛불항쟁의 불씨를 다시 피울 수 있다”며 “2년 전 들었던 촛불이 다시 한 번 한국 사회의 새 판을 짜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성원과 지지를 부탁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바로 이 세상의 새로운 주인공임을 잊지 말자”고 호소했다.
본 대회에 앞서 오후 1시부터는 건설노동자대회, 금속노조, 마트노조, 요양보호사노조 등 11개 사업장 노조가 태평로, 청와대 등 서울 곳곳에서 사전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대회를 시작으로 민주노총은 12~16일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14~20일 민주노총 지도부 청와대 앞 시국농성 등으로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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