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학부모 “前교장은 불기소라니…미온적 대처”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12일 14시 19분


숙명여고 학부모 모임이 12일 경찰의 시험지 유출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해 “미온적 대처”라고 비판했다.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 사건은 1개 학교에서 일어난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한 범죄인만큼 전 교장, 교감에 대해서도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유출 방조 혐의로 피의자 선상에 올랐던 전 숙명여고 교장과 교감, 정기고사 담당 교사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쌍둥이 아빠) 교무부장 A씨를 정기고사 검토에서 배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것만으로는 학업성적 관리업무를 방해한 방조범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교내 시상 내역과 수행평가 성적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수사를 통해 답안지 유출 뿐만 아니라 치밀한 계획 하에 비교과, 수행평가 몰아주기, 상장 몰아주기에 대한 비위사실도 많이 드러났다”며 “이것은 많은 조력자, 방조자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내신비리 근절차원에서 철저히 수사하고 과거 내신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비대위는 학교 측에 ▲진심어린 사과 ▲현 교장의 즉각적인 사퇴 ▲공익 제보자에 대한 색출 행위 중단 ▲쌍둥이 점수 전 학년 0점 처리 등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 피의자는 A씨와 그 자녀인 쌍둥이 자매, 전 교장과 교감, 정기고사 담당 교사 등 6명이다.

경찰은 이날 A씨와 쌍둥이 자매를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구속·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5번의 정기고사 시험지 및 정답을 유출, 이를 숙명여고에 재학 중인 자신이 쌍둥이 딸에게 알려줘 학업성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를 통해 시험문제 유출 정황이 나온 건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1과목, 1학년 2학기 중간·기말고사 각각 1과목,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3과목,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12과목(전과목) 등 총 18개 과목이다.

특히 이들 자매가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한 2학년 1학기와 관련해서는 기말고사 과목들 정답이 빼곡히 적힌 암기장(포스트잇)이 확보됐다.

자매는 이를 통해 문제 순서별 정답을 외운 후 시험지를 받자마자 작은 크기 글씨로 적어놨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암기장에 시험문제 답안을 적어 외운 뒤 시험지를 받자마자 해당 정답을 적어두고 OMR 카드에 옮겨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쌍둥이 주장대로 채점을 위해 답안을 적어놓은 것이라면 이렇게 작은 글씨로 적을 필요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감독관 눈을 피하기 위해 작은 글씨로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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