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술 연구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 정부 연구 지원사업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13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 노정혜 연구재단 이사장, 대학 연구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8 교육부 학술·연구 지원사업 우수 성과 교류회’를 개최한다.
이날 교류회는 학문 후속세대 지원사업, 신진·중견·우수학자 등 개인 연구자 지원사업, 저술출판 지원사업,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지원사업, 인문도시 등 인문학 대중화사업, 사회과학연구(SSK) 지원사업,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 등 교육부가 실시 중인 학술·연구 지원사업의 우수 성과를 소개하고 시상하는 행사다.
이날 소개된 41건의 우수 사례는 인문학, 사회과학, 이공 분야 지원사업 가운데 공모와 추천을 통해 선별된 102건 중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 인문학 대중화 성과
인문학 분야에선 다양한 주제의 도서 출판과 논문 발간, 인문학 대중화 사업의 결과물 등 6건이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우수 학자 지원사업을 통해 권택영 경희대 영어학부 명예교수 등은 ‘나보코프의 프로이트 흉내 내기: 과학으로서의 예술’이라는 제목의 인문학서를 미국에서 출판했다. 엄연석 한림대 태동고전연구소 교수 등은 인문도시 지원사업을 통해 인문강좌, 인문 체험활동 및 답사, 명사 초청 인문특강 같은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지역 인문학 강좌 및 체험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 사회과학 분야 다문화 복지 등 풍성
국제 공동연구, 다문화 사회와 복지 등 학술적, 사회적 측면에서 모두 의미가 있는 연구 17건이 선정됐다.
강상훈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 등은 글로벌 상품시장의 전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상품시장 간의 연계성을 관찰하고 측정한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김두섭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 등은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 거주자 관련 아카이브 및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인구자료집을 발간했고 송건섭 대구대 행정학과 교수 등은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지방의회의 소통 성과 시스템 구축과 경험을 분석했다. ○ 이공계 첨단기술 의학 등 연구 성과
14건이 선정된 이공계 분야에서는 의학 부문을 포함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구들이 뽑혔다.
강홍석 전주대 탄소나노신소재공학과 교수 등은 기본연구사업을 통해 진행한 ‘이산화탄소를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광촉매 반도체에 대한 이론적 디자인’ 연구에서 태양빛을 흡수해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 등 화학에너지로 환원시킬 수 있는 반도체성 층상물질의 이론적 방법을 디자인했다.
이경복 건양대 의학과 교수 등은 기본연구사업의 지원으로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탄수화물 기반 나노구조체의 개발’ 연구를 수행해 바이러스의 변이성이나 내성 바이러스 출현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고효능 예방·치료 물질을 개발했다.
○ 지원사업 성과 분석 토론회
교육부의 대표성과 사업을 점검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특별포럼도 이날 함께 열려 7개 분야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인문한국 지원사업 주제발표를 하는 김종군 건국대 교수는 “인문학의 싱크탱크 역량 확보, 사회적 실천성 강화, 미래지향적 후속세대 양성 등 인문한국(HK)사업의 목표와 지향점이 분명한 만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중점연구소(이공) 지원사업에 관해 발표할 박현 원광대 교수도 “2009년 이후 지역 기업체와의 공동연구 추진, 박사급 전문인력 양성, 논문·특허 등의 연구 성과를 달성해 왔다”며 “박사급 연구 인력이 경제적 문제에 부닥쳐 연구를 중단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민철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학술·연구 지원사업의 우수 성과를 확인한 만큼 적은 예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포기했던 고전학 공부 다시 시작”… 창의인재 지원 빛났다▼
CORE 사업 수기 공모전 시상식
호메로스 서사시를 원어로 읽겠다며 희랍어를 배우던 고교생이 있었다. 그러나 대학에는 이런 학문적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는 학부가 없었다. 대안으로 철학과를 선택했다. 고대철학을 통해 희랍어를 접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학부과정은 그의 성에 차지 못했다. 본격적인 고전학 공부는 학부 졸업 뒤에나 시작할 수밖에 없겠다고 아쉬워하던 그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교육부 대학인문역량강화(CORE) 사업의 일환으로 학부에 고전문헌학 연계전공이 신설된 것이었다. 갈망하던 고전어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CORE사업단으로부터 학업지원금도 받았다. 경비 지원을 받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고전학회까지 다녀온 그는 고전학 연구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CORE 사업 지원으로 취업하거나 삶의 긍정적 변화를 경험한 학생 대상의 수기 공모전에서 ‘나의 오뒷세이아: 고전학 연구자의 길을 택하기까지의 여정’이란 수기로 최우수상을 받게 된 김현서 씨(21·여·서울대 철학과 3년)의 얘기다.
김 씨처럼 공모전에서 입상한 대학·대학원생 31명이 13일 ‘2018 교육부 학술·연구지원사업 우수성과교류회’와 함께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다. 150만∼50만 원의 상금도 주어진다.
윤정열(가톨릭대 국사학과), 박상우(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김민경 씨(이화여대 대학원 불어불문학과) 등 10명이 우수상을 받는다. 신창익(가톨릭대 회계학·중국언어문화 전공), 조정희(대구한의대 TESOL 전공 ), 김정헌 씨(동아대 사학과) 등 20명은 장려상을 수상한다.
CORE 사업은 대학의 인문학 역량 강화와 사회 수요에 부응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박구용 인문사회연구본부장은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 CORE 사업을 통해 인문학을 배우고 삶의 방향을 찾아 꿈을 구체화하는 학생들의 수기는 인문학 진흥과 인문역량 강화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수기 수상작은 ‘CORE 포털’에서 볼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