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같은 비리 안 나오게…‘상피제’ 적극 시행”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사진=채널A 캡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3일 숙명여고 시험문제·정답 유출사건과 관련,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相避制)’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 처리에 관한 ‘학업성적의 공정성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향후 숙명여고 사건과 유사한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직원이 자녀와 같은 학교에 재직하지 않도록 교원 임용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8월 말 기준 79개 중고교(고등학교 55개교·중학교 24개교) 교사 116명이 일하는 학교에 자녀가 다닌다. 자녀와 교사가 한 학교에 다니는 경우는 사립(65개 중고교 101명)이 공립(14개 중고교 15명)보다 훨씬 많다.

이에 조 교육감은 공립학교 교사의 경우 내년 3월 1일 정기인사 때 다른 학교로 옮기도록 전보신청을 내달라고 요청하고, 사립학교 교사에 대해서는 학교법인 내 다른 학교로 이동하도록 적극적으로 권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또한 “‘평가의 전 과정에서 친인척이 재학 중인 교직원의 배제, 평가문제 인쇄기간 중 인쇄실 CCTV 설치, 평가관리실·인쇄실·성적처리실의 분리와 출입관리대장 비치’등 강화된 학업성적관리지침이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전수점검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감 선발 후기고등학교 입학원서 제출 시 부모의 재직학교를 선택·지원하지 않도록 적극 안내하고, 부모와 동일한 학교에 배정된 경우에‘교직원 자녀 분리 전보·배정 신청 특별기간’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공교육 전체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초래한 이번 비리의 위중함을 고려, 숙명여고에 ‘관련 학생에 대한 퇴학과 수사 결과에서 적시된 문제 유출 학기 전체에 대한 성적 재산정’을 거듭 권고하며 해당 학교가 위 조치를 현시점에서 즉각 실시하도록 지도·감독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별감사 결과 숙명여고 학교법인에 대해 요청했던 관련자 징계처분(교장·교감·교무부장: 파면·해임을 포함한 중징계, 고사 담당 교사: 경징계)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조 교육감은 “수많은 학생들의 노력과 땀의 결과인 학업성적의 공정성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서울시교육청은 노력의 과정이 공정한 결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성적비리에 대해서는 물러섬 없이 단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작년 6월부터 올해 7월 사이 치러진 다섯차례 정기고사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과 쌍둥이 자녀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숙명여고는 전 교무부장 파면을 학교법인 징계위원회에 건의하고 쌍둥이 퇴학과 성적 재산정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