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성범죄 영상을 비밀리에 업로드하는 조직을 운영했다는 내부 제보자의 폭로가 나왔다.
지난 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양 전 회장과 관련한 내용을 제보한 A씨는 1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28일 SBS TV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이후 양 전 회장과 양 전 회장의 최측근 유모 사장이 제일 먼저 도망을 갔다. 의아하게 생각해 자체 조사를 해본 결과 양 전 회장이 비밀리에 성범죄 영상 업로드 조직을 운영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그전까지는 내부 임직원들도 전혀 몰랐다. 저와 일부 임직원들은 그 사실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하고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 결과 이미 퇴사한 임원 1명과 직원 1명이 ‘헤비 업로더’를 관리하고 직접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또 서버를 통해 ’끌어올리기‘라는 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A씨가 배신감을 느낀 이유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 업로드와 관련, 여러 여성단체와 인권단체의 문제제기를 통해 웹하드 업계 내부에서도 자정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개선 노력이 있었고 실제 변화도 있었는데 알고보니 내부 직원들도 모르는 양 전 회장의 ’비밀 조직‘이 있었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양 전 회장과 함께 성범죄 영상 업로드 조직에 가담한 사람은 5~6명으로 파악됐다.
A씨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만은 근절해야 한다는 목표로 부족하지만 여러 노력을 수년 전부터 해 왔다. 지난해 9월 내부 임원들이 양 전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건의를 해서 실제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파일노리·위디스크에서) 많이 사라지기도 했다”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저희도 모르게 업로드 조직을 운영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 이후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양 전 회장이 세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바꾸고 직원들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및 허위진술 강요 등 수사 방해를 자행했다”며 “이를 보고 내부 고발 없이는 수사를 통해서도 진실을 밝히기 어렵다는 우려를 갖게 됐다”고 고발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압수수색 전날 우리 모두가 내일 (압수수색을) 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며 “그게 어떤 경로로 저희에게 전달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임원들에게는 전부 전달이 됐다”고도 털어놨다.
A씨는 또 “업로드 조직 활동을 한 사람들을 설득해서 진술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3개월 전부터 접촉해 끊임없이 자수를 권유했지만 이 사람들도 두려움에 시달려 선뜻 나서지 못했다. 양 전 회장의 (갑질) 사건이 터지고 나서 한 명이 자수를 결심한 것”이라며, “변호사까지 소개해주고 진술서를 쓰기로 한 날 연락이 두절됐다. 자세한 활동 증거를 본인이 가지고 있을 텐데 지금이라도 자수해서 세상에 공개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A씨는 “이번 내부고발은 단순히 양 전 회장의 폭행과 엽기행각을 고발하는 목적이 아니다”라며 “디지털 성범죄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 역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막지 못한 점에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들께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다만 이번 내부고발이 웹하드 업계 뿐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에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완전히 근절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공익신고한 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신변보호, 책임감면 등의 보호조치를 받고 있다. 뉴스타파 등 기자회견 주최 측은 취재진에 “공익신고자인 만큼 신변을 최대한 보호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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