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이 정부로부터 받는 유치원 보조금도 학부모에게 바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모들의 경제력이 높아져야 유치원이 경쟁하고 교육서비스 질이 높아진다는 논리다.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 가능한가’ 토론회를 열었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는 사립유치원 입장에서 생각하는 유치원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자리다.
발제를 맡은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유치원 보조금 모두가 부모에게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립유치원의 수입원은 크게 정부와 지자체가 학부모에게 지원하는 누리과정 지원금과 바로 사립유치원에 지급하는 보조금, 학부모가 유치원에 직접 내는 수업료 등으로 나뉜다. 이중 정부와 지자체가 바로 사립유치원에 지급하는 보조금 또한 앞으로는 학부모에게 지원금으로 지급하자는 뜻이다.
이를 통해 학부모는 더 많은 경제력을 갖게 되고, 유치원은 부모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게 현 전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보조금을 유치원에 주면 유치원은 절대 경쟁할 필요가 없다”며 “(보조금은) 정부 돈을 사용하는 만큼 명목(사용내역 등)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 소비자를 위해 노력할 인센티브가 없다”고 주장했다.
현 제도에서 학부모 지원금은 지출용도를 구분하지 않는다. 유치원에 바로 지급되는 보조금만 용도를 제한한다. 최근 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유아교육법 개정안에는 현재 학부모에 지급되는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꿔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럴 경우 정부가 정한 용도로만 쓰여야 한다. 이 돈을 유용하면 공금 횡령 등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 현 전 원장의 방안은 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의견이다.
현 전 원장은 “모든 가정이 자녀에 투자하려는 풍부한 수요를 볼 때, 유치원에서 상상못할 수준의 창조가 생길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앞세운 ‘공공성 강화’ 정책으로는 절대 교육산업을 발전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의 자유가 조그만 유치원에서 침탈되고 있다”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현 사태를 바라봤다.
또다른 발제를 맡은 박세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사유재산성과 공공성이 병존하는 비법인 사립유치원에 대해 법인형태의 사립학교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실질적 정의와 평등 개념에 반한다”고 했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마지막 인사말에서 “묵묵히 앞으로 나가자”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20초 이상 박수를 보내며 이 위원장을 위로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500명 이상의 사립유치원장들이 참석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주최한 홍문종 의원 외에도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과 정양석 의원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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