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5천만원짜리 전기버스 타보니…도로 달리는 지하철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15일 15시 00분


소음·진동 적어 승차감 편안…“기사 피로도 덜해”

‘도로를 달리는 지하철’

서울시내에 첫 선을 보인 전기 시내버스는 철로를 달리는 듯 부드러웠다.

15일 오전 10시50분쯤 성북구 도원교통 차고지에서 1711번 전기 시내버스가 출발을 준비했다. 버스 기사는 자동차 키를 살짝 돌려 시동을 걸었지만 아무 소리도, 진동도 없었다. 시동이 걸린 뒤에도 차내는 고요했다.

이윽고 부드러운 전기모터 소리와 함께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하철이 출발할 때와 비슷하게 조용히 속도를 붙이며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갔다.

전기를 동력으로 각 바퀴의 모터를 가동하는 전기차는 차체에서 만들어지는 진동이 거의 없었다. 강력한 폭발로 피스톤을 밀어내는 내연기관 차량에 익숙한 승객들에게 다소 낯선 경험이다.

정류장에서 버스에 오른 송병준씨(63)는 “외관이 달라 ‘새 차인가보다’ 했는데 전기버스인지는 몰랐다”며 “차가 출발할 때 부드럽고 전체적으로 승차감이 좋다”고 말했다. 전기버스의 외관과 색깔은 기존 노선버스와 비슷하다. 다만 시민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차량 상단 하얀 바탕 라인에 ‘친환경 전기버스’라고 표기했다.

다음 정류장에서 한 무리의 학생들이 올라탔다. 학생들은 움직임이 부드럽다며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정우담군(17)는 “(좌석과 손잡이의)초록색 디자인이 특히 예쁘다”며 “하차버튼도 눌러보고 싶을 정도로 예쁘다”고 말했다. 이 버스의 하차버튼은 일반버스와 달리 버튼과 램프 일체형으로 빨간색 반원 모양이다.

기사 이세환씨(57)는 “20년 동안 버스 운전을 했는데 그동안 몰았던 차량 중 이 버스가 가장 편하고 좋다”며 “언덕길에서 힘이 부족하면 어쩌나 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시끄럽지도 않고 진동이 적어 오래 운전해도 피로가 덜하다”고 덧붙였다.

이 버스는 1회 충전 주행거리 319.2㎞를 인증받았다. 총 256㎾ 용량의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지붕에 설치됐으며 모터 출력은 240㎾이다. 방전 상태에서 완충까지 72분이 걸린다. 도원교통은 노선을 한번 돌아올 때마다 한번씩 충전하는 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전기버스는 주행 시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아 CNG버스보다 한발 더 나아간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평가된다. 시는 올해 말까지 29대를 투입하고, 2025년까지 3000대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전기버스는 차량 가격이 4억5000만원 정도로 CNG버스(2억2000만원)의 2배 수준이고 CNG버스와 달리 배터리 교체비용도 들어간다. 그러나 연료비가 절반 수준이고 정비비도 40% 정도다. 결과적으로 9년 기준 운영비용은 전기버스가 CNG버스보다 약 14% 가량 더 들 것으로 예상된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이날 시승에 앞서 열린 설명회에서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연기관 퇴출하고 친환경 자동차로 변환하는 과정에 있다”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전기버스, 수소버스를 도입하는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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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네거리 인근에 서울시 최초 전기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2018.11.15/뉴스1 © News1

1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네거리 인근에 서울시 최초 전기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2018.11.15/뉴스1 © News1

15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도원교통 정릉차고지에서 한 관계자가 서울시 최초 전기버스를 충전하고 있다. 2018.11.15/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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