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파운드 TNT 폭약으로 ‘꽝’…폭파 방식 첫 GP 철거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15일 17시 22분


코멘트

일부 작업 제한 있어 GP 상부구조물만 폭약 사용
이달 중 시범철수 GP 철거완료…12월부터 상호 검증

세번의 폭파 구호가 있은 뒤 스위치를 누르자 GP(감시초소) 건물에 구멍을 뚫고 도폭선에 감긴 460 파운드의 TNT 폭약이 ‘꽝’하는 소리와 함께 터졌다. 15일 우리 군이 처음으로 GP 시설물을 폭파 방식으로 철거한 순간이었다.

남북이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를 위해 최전방 GP 11개씩을 시범 철수키로 한 가운데 국방부는 이날 강원도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있는 전방 GP의 철거 현장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우리 군은 DMZ 내 환경 문제와 작업 인원들의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폭파 방식 대신 굴착기 사용 방식을 택했으나 일부 작업에 제한이 있어 GP 상부구조물만 폭약(TNT)을 사용해 철거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과는 다르게 환경 및 안전 문제로 포크레인 등을 통한 철거 방식으로 진행한다”며 “다만 안전과 환경을 고려하여 GP 상부의 소규모 구조물에 대해서만 폭파 방식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폭파방식으로 철거가 진행된 중부전선 GP는 지난 1968년 준공됐다. 1973년 전기가 공급됐고, 2007년 현대화 공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고 2013년과 2015년 두 번에 걸친 시설개선공사를 진행했지만 이날부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중부전선 GP가 철거됨에 따라 이 곳에 설치돼 있던 TOD(열상감시장비)도 철수해 GOP(일반전초) 일대 주요지역으로 이전, 설치될 예정이다. 이 TOD는 지난 10일 병력과 장비가 철수 하는 날까지 운용됐다고 부대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GOP 전방이 개활하고 벌판으로 형성돼있어 인원식별이 8km까지 가능하다”며 “GP 앞 쪽 일부 지형에 의해 일부 차폐 지역이 발생했지만 GOP에서 운용하는 장비의 수가 늘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감시밀도는 증가하고 감시주기는 짧아져 효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GOP 병력 운용에 있어 보다 효율적인 운용을 할 수 있게됐고, 강도높은 교육훈련 등을 통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폭약을 사용한 폭파는 사전에 창문유리, 나무재질, 천장재 등 주변의 화재 및 비산물 제거 작업을 완료한 이후 오후 12시30분께 이뤄졌다. 작업 인원은 안전거리를 고려해 300m 떨어진 곳에서 점화기 스위치를 돌려 폭파를 진행했다.

비무장지대 밖에 있는 인근 성재산 GOP에서 측정된 폭파 소음이 73㏈로 옆 사람과 대화하는 수준이었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인근 축사에선 61㏈로 측정됐고, 일부 마을주민들은 생각보다 소리가 작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은 9·19군사분야합의서 이행을 위해 지난 1일부터 북방한계선(MDL)을 기준으로 상호 1㎞ 이내에 있는 GP 각 11개를 시범철수하기로 했고 10일 GP의 병력과 장비 철수를 완료했다.

12일부터는 시설물 철거작업을 진행했고 이달 말까지 철거를 완료할 계획이다.

북측도 시범철수 대상 GP의 철거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우리측과 북측이 서로 GP 철거현황을 상호 통보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작업이 순조롭게 끝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로 설치된 동해안 GP는 역사적 상징성, 보존가치와 향후 평화적 이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보존할 계획이다.

군 당국은 GP 시설 가운데 일부는 원형을 남겨 기록 차원에서 보존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베를린 장벽처럼 향후 역사관, 전시관 등에 보존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북측의 경우 최전방 GP로부터 약 350m 떨어진 강원도 철원 인근 ‘까칠봉 초소’를 보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지난 2013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시찰에 나서며 북한 매체들이 자주 선전해왔던 곳이다.

시범철수 대상 GP에 대한 철거가 완료되면 남북은 12월부터 상호검증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GP 상호 시범 철수 등을 통해 나오는 GP 구조물 일부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구축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조치를 해나가고 있다”며 “철거된 GP의 구조물 부분 등은 별도의 공간으로 옮겨 보존하고 향후 활용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전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GP 10개를 무차별 파괴하기로 한 것은 문화재를 파괴하는 일종의 범죄 행위”라며 “어떤 GP를 철거하고 보존할지 가치에 대한 평가를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철원·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GP(감시초소) 철거를 진행중이다. 국군이 15일 강원도 철원중부전선 GP를 폭파하고 있다. 폭파되는 GP 왼쪽 뒤편으로 철거중인 북측 GP와 북한군이 보인다.2018.11.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GP(감시초소) 철거를 진행중이다. 국군이 15일 강원도 철원중부전선 GP를 폭파하고 있다. 폭파되는 GP 왼쪽 뒤편으로 철거중인 북측 GP와 북한군이 보인다.2018.11.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GP(감시초소) 철거를 진행중이다. 국군이 15일 강원도 철원중부전선 GP를 폭파하고 있다. 폭파되는 GP 왼쪽 뒤편으로 철거중인 북측 GP와 북한군이 보인다.2018.11.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GP(감시초소) 철거를 진행중이다. 국군이 15일 강원도 철원중부전선 GP를 폭파하고 있다. 폭파되는 GP 왼쪽 뒤편으로 철거중인 북측 GP와 북한군이 보인다.2018.11.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남북이 DMZ 내 GP(감시초소) 철거를 진행중이다. 15일 국군이 굴삭기를 이용해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위치한 GP를 철거하고 있다. 2018.11.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남북이 DMZ 내 GP(감시초소) 철거를 진행중이다. 15일 국군이 굴삭기를 이용해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위치한 GP를 철거하고 있다. 2018.11.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남북이 DMZ 내 GP(감시초소) 철거를 진행중이다. 15일 국군이 굴삭기를 이용해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위치한 GP를 철거하고 있다. 2018.11.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남북이 DMZ 내 GP(감시초소) 철거를 진행중이다. 15일 국군이 굴삭기를 이용해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위치한 GP를 철거하고 있다. 2018.11.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