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의 큰 산을 넘긴 수험생들은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겠지만 대학 합격을 위해서는 앞으로 전략을 잘 짜야 한다.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수시모집 대학별고사를 치를지 정시모집 지원에 매진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혹시 재수를 해서 내년 수시에 지원할 수도 있으므로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도 소홀하면 안 된다.
● 웬만하면 대학별고사 응시
수시에 지원한 학생이라면 가장 먼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원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보다 자신의 점수가 심각하게 낮은 게 아니라면 대학별고사를 응시하라고 조언한다. 대부분 수시에서 상향 지원한 만큼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이 더 상위권인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시험을 치를 거라면 논술과 면접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논술고사가 시작된다. 건국대 경희대 숭실대 중앙대 한양대 등 일부 대학 상경계열은 수리 논술을 실시한다. 이화여대와 한국외국어대는 영어 지문이 출제된다.
면접은 23일 이후 집중돼 있다. 기본 면접은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의 신빙성을 검증하는 질문이 기본이다. 지난해 동국대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나온 “2학년 과학체험부스대회에서 동상을 공동 수상했는데 본인의 역할이 무엇이었나요?” 같은 질문이 대표적이다. 심층 면접은 전공과 관련된 제시문을 읽고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논술이든 면접이든 기출 문제로 출제 유형을 파악하고, 무조건 직접 써보고 말해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만약 평소보다 월등하게 수능을 잘 봤다면 대학별고사를 포기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어렵게 출제된 과목에서 성적이 잘 나왔다면 정시에서 유리할 수도 있다”고 했다.
● 가산점, 동점자 규정까지 확인
정시에 지원할 거라면 대학별 수능 반영 영역과 반영 비율에 따른 자신의 유·불리를 분석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은 주로 국어 수학 영어 탐구 등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한다. 국어 영어를 필수로 하고 수학과 탐구 중 1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3개 영역을 반영하거나 4개 영역 중 2개를 반영할 수도 있다. 영역별 반영 비율도 대학마다 다르다.
특정 영역에 가산점을 주는지도 관건이다. 서강대는 인문·자연계열 모두 수학 ‘가’형에 가산점을 10% 준다. 수학 ‘가’형 응시자가 인문계열에 지원하면 유리할 수 있다. 숙명여대 응용물리학과는 물리 응시자에게 20% 가산점을 준다.
지난해에 이어 절대평가로 시행된 영어 영역은 대다수 대학이 일정 비율을 정해 반영한다. 건국대(인문·자연계열 15%씩), 연세대(인문 16.7%, 자연 11.1%) 이화여대(인문·자연 25%씩) 등이다.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은 등급별로 점수를 가산한다. 고려대 서울대 등은 1등급을 0점으로 두고 한 등급이 내려갈 때마다 감점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영어 영역 비중이 다른 영역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일정 등급 이하인 경우 점수 차가 커져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은 표준점수, 중하위권 대학은 백분위를 활용한다. 대학별 점수체계에 맞게 변환한 변환표준점수를 쓰기도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각 대학이 공고한 선발 인원은 이후에 수시 이월 인원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잘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정시는 지원 기회가 3번 있다.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상위권 학과와 의학계열에 지원 가능한 수험생은 경쟁자간 점수 차이가 매우 적다. 대학별 동점자 처리 규정과 탐구영역 환산점수에 따른 점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서울 상위권 대학 인기 학과와 지방 국립대 상위권 학과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의 수험생은 ‘가’군과 ‘나’군 중 하나는 합격 위주로, 하나는 소신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
중위권 점수대는 수험생이 가장 몰려 경쟁이 치열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상위권에서 하향 지원하면 이 점수대의 합격선이 올라갈 수 있다”며 “하위권은 2개는 적성을 고려해 선택하고 1개는 소신 지원해 전문대를 고려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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