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이수역 근처 주점에서 발생한 이른바 ‘이수역 폭행사건’에 연루된 피의자 조사가 미뤄졌다. 경찰의 수사가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조사를 받기로 했던 이수역 폭행사건 피의자들은 ‘온라인에서 논란이 커져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이유로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수역 폭행사건은 여성 일행이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남성 일행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담긴 글이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게재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비슷한 주장이 올라와 청와대의 답변 기준(20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많은 국민의 분노를 샀다.
그러나 15일 관련 영상이 공개되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진술이 나오면서 기울었던 여론은 균형추를 맞춰가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는 영상을 보면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일행은 남성 일행을 향해 은어와 혐오 표현, 상대를 희롱하는 발언 등을 쏟아낸다.
여성 일행이 시비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목격자의 진술도 나왔다.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 일행이 시비 원인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도 15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서 여성 일행이 시비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발언을 했다.
백 전 팀장은 “팩트 체크를 정확하게 취재했다”면서 “그날 주점에는 3팀의 손님이 있었다. 남녀 커플, 여성 일행, 남성 일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일행 두 명이 여성이나 남성의 신체 부분을 큰 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옆에 있던 남녀커플이 업주에게 듣기 거북하니 제재를 요청했다”면서 “업주가 여성 일행을 말려도 반복되니까 남녀커플이 계산을 하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끄러운 부분을 참지 못한 남자 일행 중 몇 명이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니까 여성 일행 중 한 명이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며 손가락 욕설을 하는 게 CCTV에 잡혔다”며 “이 남성들이 계속 대응을 하지 않는데, 여성 일행 중 한 명이 다가와서 남성 일행 중 한 명의 멱살을 잡고 흔드니까 이 남성이 만세 자체를 취하며 그대로 서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기에 여성 일행 중 또 한 명이 가세했고 이때부터 싸움이 번졌다”며 “이는 CCTV와 업주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일치한다. 사후적으로 쌍방 폭행이 일어난 이후에 상처는 그 다음에 처리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현재 이수역 폭행사건에 연루된 남성 3명, 여성 2명을 포함한 총 5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사건에 대해선 내일(16일) 오전 10시쯤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체회의에서 “사실 관계가 명확치 않고 다른 부분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은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언론 브리핑을 통해 알리겠다”면서 “의원님 당부처럼 신속하고 정확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처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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