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은 여성 측이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는 남성들에게 “아직도 안 갔냐”며 시비를 걸면서 시작됐고 첫 신체접촉은 여성이 남성의 손을 친 행위로 조사됐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6일 브리핑에서 “당시 여성 2명이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우자 남녀커플이 쳐다봤다. 이에 여성들이 뭘 쳐다보냐고 하면서 1차 말다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업주가 여성 측에 자제할 것을 요청했고, 이 커플이 나간 후 담배를 피우고 돌아오는 남자 2명에게 ‘너희들 아직도 안 갔냐’면서 말다툼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들은 여성들이 소란을 피울 때 남녀커플과 함께 직접 하거나 업주에게 요청하는 방식으로 조용히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최초의 신체접촉은 여성이 남성의 손을 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시비 중 여성 1명이 남성들이 있던 테이블로 다가가서 남성 1명이 가방을 들고 있던 손을 쳤다”며 “이에 남자 1명이 여성 1명의 모자 챙을 손으로 쳐서 벗겨지게 됐고, 다시 여성 1명이 다른 남성 모자를 쳐서 서로 흥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서로 밀고 당기는 등 몸싸움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단순히 손을 친 게 폭행이 되느냐는 좀 다른 문제이다. 행위가 소극적 방어인지 적극적 공격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양쪽 당사자의 진술을 들어보고 각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확보해서 폐쇄회로(CC)TV와 비교분석하면 명확하게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특정 행동만 가지고는 애매하고 소리가 있어야 명확해서 추가적인 진술이 필요하다”며 “본격적인 몸싸움의 시작이긴 하다. 그 행위를 시작으로 서로 모자 챙을 치는 등 밀고 당기기를 했고 동영상 촬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여성 1명이 입은 머리 중상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서는 “서로 밀치고 당기다가 남성들이 나가려고 하자 여성 측이 이를 제지하고 남자들을 따라나가는 장면이 CCTV상 확인된다”면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발생했는데, 그 곳을 비추는 CCTV는 없다”며 확인 중임을 전했다.
또 남성들의 여성들에 대한 외모비하 및 여혐·남혐 등 발언 여부에 대해서는 “주점 업주 진술 내용에는 없었다”며 “최초 지구대에서 현장 초동조치를 가게 되면 자필진술서를 쓰는데, 진술서 내용에도 그런 건 서로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밀고 당기기 과정에서 여성이 남성의 멱살을 한 번 정도 잡은 정황도 CCTV로 확인됐다. 다만 이후 구체적으로 오간 행위는 CCTV로 모두 확인하기는 불분명하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여성과 남성이 물리적 접촉을 했어도 둘다 폭행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위법성 조각사유 판단이 있고 정당방위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판단해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사자들의 음주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진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만취해서 비틀거리거나 할 정도는 아니었다. 업주도 맥주를 몇 병 마신 것으로 보이며 아주 많이 마시진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다만 개인 주량도 다르기 때문에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밀고 당기는 행위가 시작된 것은 여성이 남성 테이블로 이동한 새벽 4시12분부터 경찰이 도착한 4시26분 사이까지 14분 가량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성과 여성 당사자들은 각자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이며 경찰은 이들을 만나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경찰은 전날까지만 해도 연락이 잘 안되는 당사자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 연락이 닿아 시간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4일 A씨(21) 등 남성 3명, B씨(23) 등 여성 2명을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그 전날 새벽 4시께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시비가 붙은 끝에 서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는 A씨 등 남성 4명과 B씨 등 2명이 있었지만 이 중 폭행에 가담하지 않은 A씨 일행 1명은 입건하지 않았다. 또 시비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B씨의 일행 여성 1명은 현장 입건 후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번 사건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하는 한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주점에서 남성들과 시비가 붙어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확산됐다.
이 여성은 주점에서 시비가 붙은 남성들이 자신과 일행을 발로 차고 밀쳤다고 밝혔다. 자신의 일행 중 한 명은 한 남성이 밀쳐 계단에 머리를 찧으면서 “뼈가 거의 보일 정도로 뒷통수가 깊이 패였다”고 전했다.
이어 15일 온라인에는 글을 올린 여성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주점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는 영상이 올라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술을 마시는 여성 2명이 남성의 성기에 대해 욕설을 하고 조용히 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하는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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