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갑질 손님 “무조건 내 잘못…인터넷에 신상 공개돼 피해 심각”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1월 16일 14시 22분


사진=보배드림 캡처.
사진=보배드림 캡처.
울산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아르바이트생에게 음식이 든 봉투를 던진 이른바 ‘맥도날드 갑질 손님’ A 씨(49)가 잘못을 인정하고 신상 털기 자제를 호소했다.

15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A 씨는 "제가 무조건 잘못했다. 피해 직원에게 미안할 따름"이라며 "당시 바로 사과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 후회스럽다. 현재 내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도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 아르바이르생에게 봉투를 던진 이유에 대해선 "불고기 버거 세트 4개를 주문했는데 버거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에그머핀 4개로 바꿨다. 마이크가 울려서 잘 들리지 않다보니 그 뒤로는 대답만 했고 모니터 확인 과정이 있는지 모르고 차를 앞으로 운행했다"며 " 세트인줄 알았는데 단품이 나왔다. 당시 직원은 친절했는데 내가 몸살로 몸이 안 좋다보니 순간적으로 너무 짜증이 솟구쳐 안 먹겠다고 얘기하면서 직원 쪽을 보지도 않고 홀 안으로 제품을 던졌는데 직원이 맞은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의를 하려던 건데 방법 자체가 아주 잘못됐었다. 계속 후회가 들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사과를 미루다가 결국 이런 상황에 처했다"며 "경찰에게 고발 소식을 듣고도 미안한 마음이 컸다. ‘직원이 마음이 많이 상했구나’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A 씨는 또한 신상털기 자제를 호소했다. 그는 "인터넷과 유튜브에 집과 차량 번호, 성과 나이까지 다 공개돼 피해가 심각하다. 사람 하나 죽는 게 일도 아니겠더라"며 "어제 아내가 헐레벌떡 들어와 난리가 났다는 얘기를 하더라. 댓글을 보고 잠 한숨 못 잤다. 가족들도 너무나 불안해한다.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지켜봐 주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 직원이 화가 많이 났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과를 안 한 부분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며 "경찰 조사도 성실히 받고 잘못에 대해 책임지겠다. 피해 직원의 화가 풀릴 때까지 용서를 구하겠다"라고 전했다.

앞서 해당 맥도날드 매장 점주는 14일 폭행 혐의로 A 씨를 고발했다. 울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15일 오후 경찰서에 출두해 1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에 앞서 피해 아르바이트생 가족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했으며 추후 피해자 측이 병원 진단서 등을 제출하면 상해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이 사건은 차량 커뮤니티 '보배드림'의 한 회원이 14일 A 씨가 아르바이트생에게 봉투를 던진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해 알려졌다. 이 회원은 "(손님이) 앞 차량이 주문한 제품을 받고는 아르바이트생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받은 제품을 아르바이트생 얼굴에 냅다 던지고는 그냥 나가버렸다"며 "지켜보던 저랑 와이프는 황당해하고, 맞은 아르바이트생은 울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도 '보배드림'에 "원래는 진단서도 떼고 원본을 제가 받아서 직접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맥도날드 본사에서는 저를 도울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했다. 현재 이 일을 법무팀에서 담당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르바이트생은 이 사건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