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국내 대학 첫 ‘안전 캠퍼스’ 구축…시험기간 안심 귀가 서비스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6일 14시 33분



동덕여대가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각종 사고와 범죄를 차단하는 ‘안전 캠퍼스’구축에 나섰다.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몰카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대해 학교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동덕여대는 16일 “학교 주변과 학교 내부 모두를 범죄예방 환경설계 인증을 받도록 하겠다”며 “위험하지 않은 대학 환경,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해 셉테드(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 Design) 인증 대학을 목표로 모든 시설을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셉테드는 건축물 등 도시시설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하는 기법과 제도로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법무부가 셉테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덕여대는 이를 위해 ‘안전한 동덕(Safety DD)’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 추진을 위한 로드맵도 마련했다. 3단계로 이뤄진 Safety DD 로드맵에 따르면 1단계인 내년까지는 안전한 동덕을 위한 환경 설계 등의 기반 조성을 마치고, 2021년까지인 2단계에서 실제적인 환경 개선에 나서 3단계가 마무리되는 2022년에는 셉테드 인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동덕여대는 “Safety DD 로드맵에 따라 모든 계획이 실행되고 나면 캠퍼스 전체가 강력한 범죄 예방력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1단계에서는 교내 안전 제도를 정비하고, 안전 관련 기금을 확충할 계획이다. 우선 학생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벗어날 수 있도록 비상연락체계를 포함한 ‘동덕 안전 매뉴얼’을 마련해 온라인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교내 경비업체에 연결되는 비상벨을 대폭 늘리고 경비업체의 교내 경비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비상 상황이 일어나면 경비업체 직원들이 5분 내에 현장에 출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시험기간 밤늦게까지 학교 시설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까지 교직원들이나 경비업체 직원들을 학생들과 동행하도록 하고, 기숙사의 빈방을 학생들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안전한 캠퍼스 환경 조성에 투자할 수 있는 기금 모금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안전 활동에 학생들도 동참할 수 있도록 ‘안전 지킴이 장학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2단계에서는 노후화된 책걸상을 단계적으로 교체하고, 폐쇄회로(CC)TV와 야간 조명등의 설치를 늘리는 등 셉테드 인증을 위해 시설과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학교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Safety DD 어플리케이션’도 만들어 통합관제센터가 각종 안전사고와 범죄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관할 경찰서인 서울 종암경찰서와 학교 보안팀의 정기적인 합동 훈련을 통해 ‘Safety DD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안전 활동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동덕여대는 또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없애기 위한 소프트웨어 구축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우선 안전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안전문화제를 개최하고, 지속적인 안전 캠페인과 안전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도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 종암경찰서 및 4개구 여성안심보안관과 함께 강의실에서 몰래 카메라 탐지를 하고 있는 모습.
서울 종암경찰서 및 4개구 여성안심보안관과 함께 강의실에서 몰래 카메라 탐지를 하고 있는 모습.
교직원을 대상으로는 교내 안전 예방을 위한 동호회를 운영해 사이버 불법촬영물에 대한 기술적·법적 대응방안을 연구하고, 초소형 불법촬영 예방 교육 자료를 출판·배포할 계획이다.

한편 동덕여대는 로드맵과는 별도로 당장 개선이 필요한 시설과 제도 등에 대해서는 보완을 마쳤다. 외부인 출입 지침을 새로 만들고, 학교 전체 건물에 대해 카드리더기를 통한 출입 통제를 실시했다. 통합관제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CCTV, 출입통제기, 여자 화장실 비상벨 및 취약지구 비상콜 시스템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점검을 벌였다. 정기적인 불법 촬영 탐지를 위해 종암경찰서와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대학원 전체 건물을 세 차례에 걸쳐 소독을 마쳤고, 정수기도 모두 교체했다.

동덕여대 김명애 총장은 “안전한 동덕을 위해 시설을 개선하고 적극적인 행정과 안전에 대한 연구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국내 최고의 안전 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주민과 경찰과도 긴밀하게 협조해 모두가 인정하는 가장 안전한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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