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영등포구에 마련된 자유한국당 당사 현판이 빨간 스티커로 뒤덮였다. ‘유치원 비리근절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통과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한국당에게 학부모들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정치하는엄마들, 참여연대 등 39개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당 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이 비리유치원을 비호하기 위한 물타기식 행보로 아이, 부모, 교사들을 철저히 기만하고 있다”며 “비리유치원 비호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유치원 3법은 투명한 회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부적절히 사용돼도 환수 및 처벌이 어려운) 지원금은 보조금으로 바꿔 (원장이 부정을 저질렀을 시) 횡령죄에 해당하도록 하는 방안과 유치원을 설치·운영하는데 결격사유를 명시하도록 한다”며 “이는 유치원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최소한의 통제장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당이 유치원 3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무산시키기 위한 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며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염원하는 아이, 부모, 교사 그리고 대다수 시민들의 요구를 무참히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부모 20여명과 아이들 11명은 한국당에 경고의 의미로 준비한 빨간 퇴장 스티커(레드카드)를 여의도 당사 현판에 붙였다. 한국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풍선을 준비해 터트리기도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은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 단계에 있다. 이 법은 당초 연내 국회 통과까지 점쳐졌지만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법안 심사를 담당할 법안심사위 일정을 두고 갈등을 벌이면서 상임위 통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국당은 최근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며 정부·여당 주도 법안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를 옹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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